감사 위기 넘긴 여의도 제2세종문화회관, 설계 공모 착수

감사원 '법적·절차적 하자가 없다' 발표
내달 초 5개 후보군 중 1곳 지명 예정
11월 실시설계… 2026년 12월 착공

서울시가 여의도에 건립 예정인 제2세종문화회관에 대한 최종 설계 작업에 나선다. 타당성 조사와 중앙투자심사 통과에 이어 건립 예정지 불법 변경 의혹에서도 벗어나며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이르면 2030년, 여의도공원에는 2000석 규모 대공연장이 들어선다.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내달 초 제2세종문화회관 설계 공모를 실시한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제2세종문화회관 조감도. 서울시

제2세종문화회관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3년 내놓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사업비 6000억원을 들여 마포대교 방면 여의도공원 일대 총 22만9539㎡ 부지에 2000석 규모의 대공연장과 800석 규모의 중극장을 짓는 게 골자다.

사업성은 갖췄다. 사업·입지에 대한 타당성 조사는 물론 개발계획 수립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도 마무리 중이다. 정부 중앙투자심사에서 한 차례 제동이 걸렸지만 재심사에서 문턱을 넘었다. 총사업비 300억원 이상 신규 투자 사업의 경우, 정부가 중복투자를 막기 위해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달에는 세부 계획안을 담은 '공유재산관리계획안'까지 서울시의회 보고를 마쳤다.

가장 큰 걸림돌이던 감사원 감사도 최근 '법적·절차적 하자가 없다'는 취지로 마무리됐다. 당초 영등포구 문래동에 짓는 방향으로 추진됐으나 오 시장은 여의도공원으로 부지를 변경했고 국회는 사업 부지를 일방적으로 변경했다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지 변경에 대한 감사 요구안을 의결했다. 당시 오 시장은 "영등포 지역구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벗어났다는 이유 하나로 보복성 감사 청구를 주도했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주 감사원은 "서울시장이 선거 공약으로 문래동에 건립할 것이라 했더라도 선출된 이후 이에 구속돼 행정업무를 처리해야 한다는 법적 의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감사 결과를 내놨다. 부지를 졸속 변경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에 서울시는 2023년 기획 디자인 공모전을 거쳐 선정한 총 5개 작품 가운데 최종작을 지명해 설계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후보군에는 ▲박형일(범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오호근(종합건축사사무소 디자인캠프문박디엠피) ▲정영균(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패트릭 슈마허(Zaha Hadid Architects) ▲장 피에르 뒤리그(DURIG AG) 등이 올라가 있다.

심사를 거쳐 11월께 지명 공모가 끝나면 실시설계에 돌입한다. 이 과정에서는 다양한 전문가 자문과 시민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착공은 2026년 12월 예정으로, 2029년 12월 준공이 목표다.

사회부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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