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한복판서 총격한 男, 알고보니…

미식축구 선수 출신 20대…"정신 병력"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가의 한 고층 빌딩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사건 당시 범인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연합뉴스는 29일 주요 외신 등을 인용해 27세 남성인 셰인 데본 타무라가 이날 오후 뉴욕 맨해튼 중심부의 한 고층 빌딩에 침입해 로비와 33층 사무실에서 총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경찰관들이 28일 범인의 총에 맞아 사망한 경찰 디다룰 이슬람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28일(현지 시각) 오후 6시 30분쯤 미국 맨해튼 파크애비뉴 345번지 고층 빌딩에서 한 남성이 총기를 난사하며 발생했다. 타무라는 고층 빌딩에 침입해 로비와 33층 사무실에서 총격을 가했다. 4명의 시민이 사망했고 한 명은 중상을 입었다. 범인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빌딩에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을 비롯해 KPMG, 도이체방크, 미국프로풋볼(NFL) 본부, 아일랜드 뉴욕 총영사관 등 대형 금융 기관과 주요 시설 등이 입주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경찰국(NYPD)은 타무라가 26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차를 몰고 출발해 이날 오후 뉴욕에 도착했으며, 오후 6시 30분쯤 차량에서 M4 돌격소총을 챙겨서는 광장을 가로질러 빌딩으로 향했다고 설명했다.

뉴욕 경찰관 등 살해

28일 미국 뉴욕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현장 근처인 파크 애비뉴와 렉싱턴 애비뉴 사이 52번가로 경찰관이 걸어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그는 먼저 경비를 맡고 있던 뉴욕 경찰관에게 총을 쏘아 살해했고,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동안 다른 여성과 남성 한명을 살해하고 로비에 총을 난사했다. 가는 동안 책상 뒤에 숨어 있던 경비원도 총을 쏘아 중상을 입혔다. 하지만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여성 한 명은 무사히 지나가게 한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33층의 루딘 매니지먼트 사무실로 올라가 여성 1명을 더 살해했다.

매체는 범인이 소총을 든 채 빌딩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이 담긴 방범 카메라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을 보면, 타무라는 짙은 색 재킷과 셔츠,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오른손에 소총을 쥐고 있다.

경찰은 타무라에게 정신 질환 병력이 있었으나, 정확한 동기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CNN은 관계자를 인용해 "총격범의 시신에서 발견된 서류로 미루어보아 그가 NFL의 만성 외상성 뇌병증(CTE) 처리 방식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총격범은 젊은 시절 실력 있는 풋볼 선수로 활약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여러 소셜미디어(SNS)에는 시민들이 이 빌딩에서 뛰쳐나오거나 경찰들의 안내를 받으며 빌딩 주변에서 두손을 들고 이동하는 영상이 다수 게재됐다. 인근 파크 빌딩 내 모건 스탠리에서 근무하는 카일 마셜은 경찰이 오후 8시까지 사람들의 이동을 막았다고 전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받은 뒤 뉴욕 주민들에게 사건 발생 지역 방문을 피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CTE는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질환으로, 미식축구 선수들에게 가장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다. 연구에 따르면 뇌진탕 없이도 머리에 반복적으로 충격을 받으면 CTE가 발생할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슈&트렌드팀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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