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뇌 모사' 신경세포 구조·기능 분석 통합 플랫폼 개발

뇌처럼 층을 이룬 신경세포 구조를 3D 프린팅 기술로 구현하고 그 안에서 신경세포의 활동을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KAIST는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박제균·남윤기 교수 공동연구팀이 뇌 조직과 유사한 기계적 특성을 가진 저점도 천연 하이드로겔을 이용해 고해상도 3D 다층 신경세포 네트워크를 제작해 뇌 신경세포의 구조·기능적 연결성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왼쪽부터) 윤동조 박사, 박제균 교수, (우측 상단) 남윤기 교수, 김수지 박사과정. KAIST 제공

기존 바이오 프린팅 기술은 구조적 안정성을 위해 고점도 바이오 잉크를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이는 신경세포의 증식과 신경돌기 성장을 제한, 신경세포의 친화적 저점도 하이드로겔은 정밀한 패턴 형성을 어렵게 했다. 이 때문에 구조적 안정성과 생물학적 기능을 동시에 분석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와 달리 공동연구팀은 묽은 젤로 정밀한 뇌 구조를 만들고 층마다 정확하게 정렬해 신경세포의 활동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3대 핵심기술을 결합한 뇌 모사 플랫폼을 완성했다.

3대 핵심기술은 '모세관 고정 효과', '3D 프린팅 정렬기', '이중 모드 분석 시스템'을 말한다.

모세관 고정 효과는 묽은 젤(하이드로겔)이 흐르지 않도록 스테인리스 철망(마이크로메시) 위에 온전히 붙게 하는 기술로 기존보다 6배 더 정밀(해상도 500μm 이하)하게 뇌 구조를 재현한다.

3D 프린팅 정렬기는 프린팅된 층들이 삐뚤어지지 않고 정확히 쌓이도록 맞춰주는 원통형 설계 방식으로 다층 구조체의 정밀한 조립 및 미세 전극 칩과의 안정적 결합을 보장한다.

이중 모드 분석 시스템은 하층에서는 전기신호를 측정하고 상층에선 빛(칼슘 이미징)으로 세포 활동을 관찰하는 역할로 층간 연결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여러 방식으로 동시에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적층형 바이오 프린팅 기술과 미세 전극 칩의 통합 과정. KAIST 제공

공동연구팀은 3대 핵심기술을 통해 뇌와 유사한 탄성 특성을 가진 피브린 하이드로겔을 이용해 3층으로 구성된 미니 뇌 구조를 3D 프린팅으로 구현하고, 그 안에서 실제 신경세포들이 신호를 주고받는 과정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실험에서 공동연구팀은 상층과 하층에는 대뇌 신경세포를 배치하고, 중층은 비어 있지만, 신경세포가 가운데를 뚫고 지나가며 연결되도록 설계했다.

또 하층에 미세 센서(전극칩)를 달아 전기신호를 측정하고, 상층은 빛(칼슘 이미징)으로 세포 활동을 관찰했다.

이 과정에서 전기 자극이 가해지면 상하층 신경세포가 동시에 반응하고, 신경 연결을 차단하는 약물(시냅스 차단제)을 넣으면 반응이 줄어 신경세포가 연결된 상태에서 신호를 서로 주고받는 것이 확인됐다.

박제균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 조직의 복잡한 다층 구조와 기능을 동시에 재현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개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통합 플랫폼은 향후 신경질환 모델링, 뇌 기능 연구, 신경독성 평가 및 신경 보호 약물 스크리닝 등 다양한 뇌 연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글로벌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중견연구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김수지 박사와 윤동조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논문)는 지난달 11일 국제 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세종중부취재본부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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