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정일웅기자
국립산림과학원은 미생물의 일종인 목재부후균을 활용해 악기용 목재의 음향 특성을 향상하는 친환경 처리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목재부후균은 목재 조직에 침입해 셀룰로스나 리그닌 등 성분을 분해해 영양원을 얻는 균류다. 산림과학원은 이 균을 이용해 개발한 기술의 특허출원도 완료했다.
연구에서는 현악기를 제작하는 데 주로 사용되는 단풍나무, 오리나무 등 8종의 목재 부후균을 처리했을 때 주요 음향 특성인 음향 상수(Acoustic constant)와 음향 변환효율(Acoustic conversion efficiency)이 향상되는 것을 과학적으로 확인했다.
음향상수와 음향 변환효율은 음향 품질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소리 진동 전달에 유리하다고 알려졌다.
특히 8종의 목재부후균을 비교 실험한 결과, 세리포리아 락세라타 균주가 우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이 균주를 처리한 오리나무는 음향 상수가 최대 21%, 음향 변환효율이 최대 37%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단풍나무의 음향 상수는 29%, 음향 변환효율은 35% 향상됐다고 산림과학원은 설명했다.
이번 기술은 화학적 처리 없이 자연적으로 유래된 미생물을 활용하는 생물학적 처리 기법으로, 악기 제작에 필요한 고품질 목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수연 목재산업연구과 연구사는 "이번 연구는 미생물을 활용해 목재의 음향 성능을 향상하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 고부가가치 목재 소재 개발에 기여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며 "산림과학원은 앞으로도 목재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융복합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