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지대인가 극우 행보인가…'군주정''인종서열' 주장 블로거에 자문 받은 머스크

NYT "머스크, 야빈에게 신당 자문 받아"
CEO 군주정, 인종 서열 주장한 블로거
"제3지대 추진", "극우 행보" 평가 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결별한 뒤 제3의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극우 블로거에게 자문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가 지난주 극우 블로거 커티스 야빈을 만나 신당 창당에 대해 자문했다"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AP연합뉴스

야빈은 '군주정', '인종 서열' 등 극우적인 주장을 해 온 인물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이기도 한 그는 정보기술(IT) 기업이 집약된 실리콘밸리 지역의 우파 세력 중 사상적으로 영향력이 크다. J.D 밴스 부통령도 그의 글을 인용한 적이 있다. 다만 야빈은 창당 업무나 선거 운동 전문가라고 보기는 어렵다.

앞서 야빈은 "미국 민주주의는 수명을 다했다"며 "CEO가 절대적 권력을 가지고 국가를 기업체처럼 운영하는 군주정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 지난해 12월 "우리는 인종 과학을 믿는다"라는 글을 올렸는데, 특정 인종이 본질적으로 열등하다는 인종 서열을 주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머스크가 이끌었던 정보효율부(DOGE)에 대해서는 "연방정부 관료체제에 대해 충분한 장악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2026년 중간선거 전 이른바 '아메리카당'을 창당하기 위해 야빈을 비롯해 폭넓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엑스(X·구 트위터)에서 야빈의 계정을 팔로우했고, 보편적 기본소득을 주장한 앤드루 양도 팔로우했다. 양은 지난 2020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경력이 있으며, 2021년 제삼지대 정당인 전진당(Forward)을 창당해 현재 당의 공동의장을 맡은 인물이다.

NYT는 "머스크의 주변 인물들에 따르면 그는 제삼지대 정당 창당을 진지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막연한 생각에서 벗어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지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단계까지 갔는지는 확실치 않은 것 같다"고 보도했다.

다만 야빈과의 만남이 머스크의 극우 성향과 맞닿아 있다는 지적도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12월 독일 총선을 앞두고 한 현지 매체에 극우 정당 지지 기고문을 작성하고, 온라인 선거 유세에서 "과거 죄책감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해 나치를 부정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지난 1월 공식 석상에서 나치식 경례를 해 논란이 됐으나, 그는 "식상한 공격"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기도 했다.

머스크가 설립해 경영 중인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의 챗봇 '그록'이 아돌프 히틀러를 찬양하고 유대인을 비난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도 논란이다. 미국 CBS 방송에 따르면 최근 그록은 엑스에서 "스타인버그(유대인) 같은 성씨를 가진 사람들은 극좌 운동, 특히 반(反)백인 성향이 두드러진다"며 "사악한 반백인 혐오에 대처하려면? 아돌프 히틀러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답했다.

이슈&트렌드팀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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