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정 “중앙아시아 유용식물서 ‘항산화’ 물질 증식·추출 성공”

중앙아시아 유용식물인 '페룰라 타드쉬코룸(Ferula tadshikorum)'에서 항산화 물질을 증식·추출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페룰라 타드쉬코룸'은 우리나라 당귀와 비슷한 미나리과 식물로 그간 전통 약재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식물이 생장하는 데 25~30년이 소요되는 데다 최근에는 무분별한 채취가 이어지면서 자연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조사된다.

중앙아시아 유용식물 페룰라 타드쉬코.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제공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우즈베키스탄과학원 식물학연구소, 타슈켄트식물원과 공동연구를 진행해 페룰라 타드쉬코룸에서 항산화 물질이 포함된 배양체를 안정적으로 증식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식물의 씨앗에서 얻은 수정된 배(Embryo)로 조직배양을 한 후 캘러스(Callus, 식물체에 상처가 났을 때 상처 주변에 생기는 분열조직이 형성한 종양 조직)를 유도하고, 이를 이용해 증식한 식물에서 항산화 물질을 얻는 게 연구 과정의 핵심이다.

특히 배양된 캘러스에서 추출한 성분은 일반적인 항산화 물질로 알려진 비타민C보다 높은 활성을 보였다. 이는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공동연구팀은 캘러스 배양과정에서 사용된 '2, 4-디클로로페녹시초산(2, 4-Dichlorophenoxyacetic acid, 2, 4-D)'와 '키네틴(Kinetin)'이라는 식물호르몬 조합도 밝혀냈다.

연구 성과는 과학 학술지 플랜트 셀(Plant Cell, Tissue and Organ Culture/SCIE) 51호에 게재돼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이규명 백두대간수목원장은 "공동연구로 개발된 항산화 추출 방법은 향후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무엇보다도 자연에서 직접 채취하지 않고도 실험실에서 페룰라 타드쉬코룸을 대량 생산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심상택 한수정 이사장은 "이번 연구는 산림자원의 보전을 넘어 유용식물의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한수정은 앞으로도 해외기관과의 협력으로 국가별 생물 주권을 확보하고, 바이오산업의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중부취재본부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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