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경기자
보령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성분명 페메트렉시드)'의 자사 생산 전환을 완료했다고 9일 밝혔다. 알림타는 2022년 보령이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로부터 인수한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이제 제조까지 모두 국내에서 이뤄지게 됐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 보령
보령은 특허 만료 후에도 충성도가 높아 일정 수준의 매출 규모와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의약품을 인수해 생산을 내재화하고 공급하는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0년 항암제 '젬자(성분명 젬시타빈)', 2021년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성분명 올란자핀)', 2022년 알림타 등 오리지널 의약품 3개의 국내 권리를 순차적으로 인수하고 자체 생산함으로써, 제조경쟁력과 수익성 모두를 강화해 왔다. 처방 연속성과 생산 공급망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의약품 수급 안정화에 기여하는 바도 크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자료에 따르면, 젬자는 2020년 인수 당시 143억원이던 연간 처방액이 지난해 295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고, 자이프렉사는 2021년 인수 이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며 지난해 167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알림타는 2022년 210억원에서 2024년 269억원으로 28% 성장했다.
보령은 이를 기반으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충남 예산캠퍼스 내 세포독성 항암주사제 생산시설이 2023년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EU-GMP 인증을 획득한 데 이어 지난해엔 대만 제약사 로터스(Lotus)와 CDMO 계약을 통해 오리지널 항암제 수탁생산 계약을 체결, 오는 2026년부터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보령은 또 오리지널 의약품의 제형을 개선해 상품성과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LBA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분말 형태의 동결건조 제형이었던 기존 알림타를 보다 간편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액상 제형으로 개발했다. 기존에는 투약 직전 희석해야 했던 번거로움이 있었으나, 액상주 형태로 전환되며 조제 시간 단축과 안전성을 확보하게 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보령은 앞서 2023년에도 항암제 젬자를 액상 제형으로 전환한 바 있으며, 이 제품은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젬자 판매의 약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시장 내 빠르게 안착했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보령의 LBA 전략은 단순한 품목 인수를 넘어 제조 인프라와 연구개발(R&D)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성장 전략"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오리지널 품목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자사화 및 글로벌 공급을 통해 '인류 건강에 꼭 필요한 기업'이라는 미션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