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경기자
지난해 국내 방역 당국에 신고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신규 감염인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1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4년 HIV·AIDS(에이즈, 후천성면역결핍증) 신고 현황 연보'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새롭게 신고된 HIV 감염인은 975명으로 2023년 1005명보다 3.0%(30명) 줄었다.
국적별로는 내국인이 714명으로 전체의 73.2%를 차지했고, 외국인은 26.8%(261명)였다. 신규 HIV 감염인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0.9%, 2022년 22.6%, 2023년 25.5% 등으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신규 HIV 감염인 남성 865명 중 내국인이 683명으로 78.9%를 차지한 반면, 여성은 신규 감염인 110명 중 외국인이 79명으로 71.8%였다.
또 연령별로는 30대가 360명(36.9%), 20대 291명(29.8%), 40대 134명(13.7%) 순으로 20~30대 젊은 층이 전체 신규 HIV 감염인의 66.8%에 달했다.
HIV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로, 인간 체내에서 생존하고 증식하면서 감염인의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HIV에 걸렸다고 모두 에이즈 환자는 아니며 HIV 감염인 중 면역체계가 손상 또는 저하됐거나 감염 중 암 등의 질병이 나타난 사람이 AIDS 환자다.
지난해 HIV 감염인 신고는 병·의원에서 611명(62.7%), 보건소에서 281명(28.8%), 교정시설이나 병무청, 혈액원 등 그 밖의 기관에서 83명(8.5%)이 신고했다.
역학조사 결과 검사 동기에 대해 '자발적 검사'라고 응답한 사람은 215명(30.1%), '질병 원인 확인을 위한 검사'라고 답한 경우는 179명(25.1%) 등이었다. 또 감염경로에 대해 응답한 503명 중 '성(性) 접촉'으로 답한 사람이 502명(99.8%)이었고, 그중 '동성 간 성 접촉'이라고 답한 사람이 320명(63.7%)이었다.
국내 생존 HIV 감염인은 1만7015명으로 전년(1만6459명) 대비 3.4%(556명) 늘었다. 이 중 60세 이상 HIV 감염인은 3492명(20.5%)으로, 고령화에 따라 감염인 중 고령자 비중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제2차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관리대책(2024~2028)'을 세우고 2030년까지 2023년 대비 신규 감염을 50%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HIV 및 AIDS 감소를 위해 노출 전 예방요법(PrEP) 지원과 HIV 검사 활성화, 치료유지 지원을 위한 '의료기관 감염인 상담사업' 확대 등 다양한 HIV 관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감염을 피하기 위해 일상에서 안전하지 않은 성 접촉을 피하고,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신속하게 검사받고,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