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국힘 개혁점수 '0점'...기득권 구조 있는 한 미래 없다'

'5대 혁신안' 내세웠지만…성과 없이 임기 종료
金 "개혁의지 모을 것…전대 출마는 생각 안 해"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임기 50여일간 쇄신을 내걸고도 당내 주류 세력의 반발에 막혔던 김 비대위원장은 마지막까지 '기득권 구조 혁파'를 외쳤다.

이날 김 비대위원장은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우리는 전당대회를 준비하면서도 새로운 보수의 힘을 키울 때"라며 "근본적인 반성과 새로운 다짐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6.30 김현민 기자

김 위원장은 혁신안에 반대했던 당내 주류세력을 향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 5대 혁신안을 내걸었지만 9월 이전 전당대회 개최 외에는 친윤(친윤석열)계 등 주류 세력 반발에 좌절됐다. 김 위원장은 "당의 혁신 점수는 '0점'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는 기득권 구조가 있다면, 그 기득권이 근본적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면, 국민의힘에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야당이 된 상황에서 기득권 유지는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며 "기득권이 와해되는 것이 순리와 상식에 맞다"고 일갈했다.

송언석 원내대표가 내건 혁신위원회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과거 혁신위 전례를 보면 성공적인 업적을 달성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혁신위로 무언가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안일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름에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면 새로운 혁신위를 제대로 꾸릴 수 있을까"라며 "8월까지 개혁 동력이 저하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보수 재건의 뜻은 이어가겠다고 공언했다. 김 위원장은 헌법 가치 실현, 진정한 국민주권 실천 등 6가지 보수 재건의 길을 제시하며 "다시 백의종군 국회의원으로 돌아가서 동료 선배 의원들의 개혁 의지를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당 대표 출마설에 대해서는 "저의 역할이 전당대회 출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개혁 방향을 공유할 수 있는 주자가 있다면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신임 당 대표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으로는 '탄핵의 강을 건널 수 있는 리더십'을 꼽았다. 탄핵의 강을 넘지 못한다면 '찬탄파(탄핵찬성)'와 '반탄파(탄핵반대)'로 또다시 당이 분열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김 비대위원장은 "새 지도부가 꾸려지면 전임 정부와 확실하게 단절할 의지가 있는지, 개혁을 확실히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1일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새 비대위를 구성한다. 당장 8월 중 전당대회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를 준비하는 '관리형 비대위'가 될 전망이다. 비대위원장은 송 원내대표가 겸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임기가 짧고 역할이 제한적인 만큼 인선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새 비대위가 출범하면 송 원내대표가 공약했던 혁신위원회도 당내 기구로 출범해 혁신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송 원내대표부터 파격적인 변화에 미온적인 입장이라 혁신위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정치부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정치부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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