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편입 늘었다했더니…시험승진 폐지에 지원 순경 2.5배↑

3년 새 지원자 수 25명→63명
편입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

입직 1년 차인 한 막내 순경은 오늘도 퇴근하자마자 사이버대학 온라인 강의를 듣는다. 경찰대학교 편입을 준비하기 위해 학점을 이수하고 있어서다. 그는 "경찰대 편입에 성공하면 순경에서 곧바로 경위로 일할 수 있다"며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대학을 나오지 않아 일단 편입 지원 자격을 갖추기 위해 학점 이수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신임경찰 경위·경감 임용식에서 임용자들이 경찰대학교 이순신홀에서 임용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3년 새 경찰대 편입에 지원한 순경 수가 2.5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순경-경장 승진 시험이 폐지되면서 경찰대 편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30일 경찰대에 따르면 2025학년도 편입 지원자 중 순경은 63명으로 전체 재직 경찰관 지원자의 31.0%였다. 순경 지원자는 경찰대 편입생 모집을 시작한 2023학년도 25명(11.5%)을 시작으로, 2024학년도 56명(30.0%)에 이어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 다른 1년 차 순경(33)은 "시험승진이 막힌 상황에서 차라리 곧바로 경위로 임용되는 경찰대 편입을 노리는 게 낫다"며 "아직은 근무 경력이 짧아 바로 편입 지원서를 낼 수 없지만, 미리 준비하는 중"이라고 했다. 재직 경찰관이 경찰대 편입을 지원하려면 근무 경력 3년 이상에 토익 625점 등 영어능력검정시험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받아야 한다.

순경들이 경찰대 편입 준비에 나서는 것은 시험승진이 폐지된 영향이 크다. 경찰의 승진제도는 크게 근무 성과 등을 바탕으로 하는 심사승진과 필기시험 결과로 결정하는 시험승진으로 나뉜다. 기존에는 심사승진 비율과 시험승진 비율이 5대 5였지만 올해부터는 순경에서 경장으로의 시험승진이 폐지되고 전체 시험 승진 비율은 올해 6대 4, 내년 7대 3으로 조정된다.

시험승진 비율 축소로 경장들도 꾸준히 경찰대 편입에 도전하고 있다. 오는 11월 경찰대 편입 시험을 앞둔 입직 6년 차 경장(30)은 "수사과 경제팀에서 근무할 때 특별법 등을 더 공부하면 업무에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 결국은 편입 준비로 이어졌다"며 "쉬는 날이나 퇴근 이후에도 책상 앞에 앉아 시험공부를 한다"고 했다. 경찰대 편입에 지원한 경장은 2023학년도 164명(75.2%), 2024학년도 115명(61.5%), 2025학년도 125명(61.6%) 등으로 100명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경찰대 편입을 바라보는 현장 경찰관들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시험승진의 길이 막히거나 좁아지면서 젊은 경찰들 입장에서 승진을 노릴 다른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경찰대 입장에서도 실무능력을 갖춘 경찰을 간부로 양성할 수 있고, 경찰관에게도 좋은 기회인 만큼 편입 지원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부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