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의료용 마약류' 복용 환자 2000만명 넘어

식약처, '2024년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 발표
전체 처방환자 중 40~60대가 60% 차지
처방량은 항불안제-최면진정제-항뇌전증제 순으로 많아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수면내시경 등을 포함해 의료용 마약류를 한 번이라도 복용한 환자가 2000만명을 넘어섰다. 국민 10명 중 4명이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셈이다. 처방량 기준으로는 1인당 약 96개의 의료용 마약류가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발표한 '2024년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용 마약류를 한 번 이상 처방받은 환자(중복 제외)는 총 2001만명으로 전년(1991만명) 대비 0.5%(10만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처방량도 2023년 18억9411만개에서 2024년 19억2663만개로 3252만개(1.7%) 증가했다.

식약처는 2019년부터 매년 의료용 마약류 취급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여기에는 2024년 한 해 동안 의료용 마약류 처방·조제(투약) 현황, 마약류 취급자 수, 마약류 제조·수입·수출 실적 등 국내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과 변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환자 중 56.6%(1132만명)는 프로포폴(마취제)을, 38.2%(764만명)가 미다졸람(최면진정제)을 처방받았는데 이는 건강검진 시 시행되는 수면내시경에 주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성분들이다.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환자를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415만명으로 전체의 20.8%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이어 60대 393만명(19.7%), 40대 383만명(19.1%) 등 40~60대의 처방 환자 수가 전체 처방 환자 수의 59.5%(1191만명)를 차지했다. 이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질환 발생이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는데, 인구 고령화 추세와 의료서비스의 선진화에 따라 앞으로 의료용 마약류 사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처방받은 약 종류별로 보면 항불안제가 9억2121만개로 전체의 47.8%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고 이어 최면진정제 3억1222만개(16.2%), 항뇌전증제 2억4614만개(12.8%), 식욕억제제 2억1924만개(11.4%) 순이었다.

특히 처방량이 급격히 증가한 효능군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로, 최근 5년간 처방량이 매년 20% 이상 크게 증가했다. 이는 ADHD 치료제를 사용하는 질병 특성상 소아·청소년 환자 중 50%가량은 성인까지 지속적으로 치료가 필요한데다 정신건강의학과 병·의원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되는 등 보건의료 환경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식욕억제제와 펜타닐(정, 패치) 처방은 감소세를 보여 식욕억제제는 처방은 2020년 대비 13.6%, 같은 기간 펜타닐은 20.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약물 오남용을 막기 위해 시행한 '사전알리미' '펜타닐 처방전 발급 시 환자 투약내역 확인 의무화' 제도 등에 따른 정책 효과로 분석된다.

한편 약국, 의료기관, 동물병원 등 의료용 마약류 취급자는 지난해 총 4만8417개소로,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20년(4만4854개소) 이래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작년 마약류를 처방한 실적이 있는 의사, 치과의사, 수의사 수도 2023년에 비해 95명 늘어난 총 11만4108명이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의료용 마약류 생산량은 16억6107만개, 수입량은 2억9075만개로 2023년에 비해 각각 1억2128만개, 4898만개 줄었다. 반면 수출은 76만개 증가한 1426만개였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매년 약 1억3000만건에 달하는 마약류 취급보고 정보를 토대로 오남용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ㆍ홍보와 의료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등 의료용 마약류의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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