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기기자
일본 방송사 후지TV 간부가 수십억원대의 온라인 도박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일본 매체 후지TV 사옥. 도쿄오바이바 홈페이지 캡처.
23일 일본 TBS뉴스에 따르면 일본 경찰청은 온라인 카지노에서 상습 도박을 한 혐의로 후지TV 버라이어티 제작부 기획 담당 부장인 스즈키 요시타카(44)를 체포했다. 스즈키는 후지TV 예능 프로그램 '포카포카'의 총괄 연출을 맡아왔다.
스즈키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해외에서 운영되는 한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에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접속하고 바카라 도박 등을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스즈키는 지금까지 1억엔(9억4040만원) 이상의 거액을 도박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후지TV의 내부 조사에서는 온라인 카지노 이용 사실을 숨기고 거짓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징계 처분을 받은 이후에도 도박 행위를 계속한 정황이 포착됐다.
스즈키는 경찰 조사에서 "모든 것이 사실이다"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최근 온라인 카지노 관련 뉴스를 자주 봤지만, 주변에서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 계속하게 됐다"며 "예전부터 한국의 카지노에 가서 도박을 할 정도로 도박을 좋아했고 약 5년 전 온라인 카지노로도 도박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스즈키의 도박 혐의와 관련 후지TV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당사는 소속 직원이 체포된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향후 경찰 수사에 전면적으로 협조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청자 및 관계자 여러분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한편 후지TV는 올해 초 일본 국민그룹 스마프(SMAP) 출신 나카이 마사히로(52)의 성 상납 스캔들이 불거진 가운데 이를 은폐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고초를 겪었다. 특히 도요타자동차, 닛산자동차 등 일본 대기업이 줄줄이 이탈해 방송 수입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매체 플래시 따르면 5월 후지TV와 모기업 후지 미디어 홀딩스의 결산에서 그룹 전체의 최종 손익은 201억엔(약 1885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