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 커피챗]트래블메이커스 '삶과 여행의 경계 허문다'

김병주 트래블메이커스 대표 인터뷰
호텔 장기 숙박 예약 플랫폼 '호텔에삶'
베트남·일본 등 해외 진출도 고려

호텔에서 한 달 동안 산다면 어떨까. 여행 같은 삶, 일상과 여행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경험. 누구나 꿈꿀 법한, 생각만 해도 설레는 일이다. 하지만 선뜻 그런 시도를 하기는 쉽지 않다. 시간도 시간 이려니와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여겨져서다. 트래블메이커스는 이런 꿈 같은 일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스타트업이다. 객실 점유율을 높이고 싶은 호텔의 니즈와 늘어나는 장기 숙박 수요를 연결하는 플랫폼 '호텔에삶'을 통해서다.

29일 김병주 트래블메이커스 대표는 "사는 환경이 달라지면 일상도 달라지고 라이프 스타일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호텔에삶은 그런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객실 청소부터 헬스클럽 이용까지, 여러 서비스가 제공되는 호텔이라는 특수한 공간에 머물면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늘 것이라는 김 대표의 설명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렇지만 늘 '어떻게'라는 질문이 따른다. 호텔이 제공하는 서비스에는 비용이라는 높은 허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호텔에삶은 장기 숙박에 특화해 이 문제를 풀었고, 여기에 경쟁력이 있다.

김병주 트래블메이커스 대표가 '호텔에삶'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트래블메이커스

김 대표는 "호텔은 객실 점유율에 따라서 금액대가 달라지는데 장기 숙박 고객 같은 경우에는 보통 평균적으로 봤을 때 한 달 정도 전에 예약이 발생한다"며 "호텔 입장에서는 장기 숙박 고객 유치로 점유율을 어느 정도까지 채우면 상대적으로 높은 금액으로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여행사(OTA)를 통한 호텔 예약은 보통 2~3일 전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점유율을 높여 숙박비를 올릴 수 있는 시간이 빠듯하다. 이런 이유로 호텔 입장에서도 장기 숙박 니즈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공략한 트래블메이커스는 호텔과 직접 계약을 통해 장기 숙박 상품을 만들었고 고객 입장에서도 직접 예약을 할 때보다 20~30%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게 했다. 호텔과 고객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김 대표는 "장기 숙박을 고객이 호텔에 직접 예약하면 금액 다운이 거의 안 된다"며 "호텔에삶은 호텔과 미리 협의해놓은 장기 투숙 전용 요금으로 고객한테 더 큰 할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호텔에삶과 제휴해 현재 장기 숙박 상품을 내놓은 호텔은 전국에 70여개에 이른다. 처음엔 서울의 4, 5성급 호텔에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수도권, 제주, 강원, 경상 쪽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호텔뿐만 아니라 리조트, 레지던스, 코리빙 등으로 카테고리도 늘리고 있다. 장기 숙박을 원하는 고객들의 호응도 이어져 2020년 서비스를 시작해 지난해까지 누적 40만 박 이상을 판매했다. 1주일 이상 숙박부터 예약할 수 있지만 한 달가량 예약이 가장 많다. 현재 회원은 4만여 명, 매월 3만 명 정도가 플랫폼에 들어온다. 이들이 평균 객단가 200만원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잠재 고객이다.

트래블메이커스는 올해 글로벌 시장 공략도 시작할 계획이다. 크게는 해외의 호텔과 제휴해 장기 숙박을 제공하는 것과 외국인에게 국내의 장기 숙박을 제공하는 것, 두 가지 방향이다. 김 대표는 "베트남에서 현지 호텔과 서비스 확장을 논의하고 있고 일본도 진출 가능 국가로 검토하고 있다"며 "한편으로는 영문 버전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대상으로도 서비스를 전개하는 등 글로벌 고객 유치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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