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임용하면 구치소 나와 1인 시위'…시립대 민원인 정체

'문형배, 시립대 초빙교수 임용' 보도에
서부지법 난입 특임전도사, 옥중 편지
"교수 임용 시 1인 시위할 것" 경고해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 권한대행이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가 시립대 측에 민원을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5일 연합뉴스는 "지난주 서울시립대 교무과에는 한 통의 자필 편지가 도착했다. (문 전 대행을) 임용할 경우 구치소에서 나온 뒤 학교 인근에서 1인 시위를 하겠다는 경고성 내용이었다"고 보도했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조용준 기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당 편지를 보낸 사람은 윤 모 씨로, 윤 전 대통령 구속에 격분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했던 '특임전도사'와 같은 이름이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로 알려진 윤 씨는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서부지법에 침입한 혐의를 받고 구속된 상태다. 그는 문 전 대행이 시립대 로스쿨 교수로 임용될 수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옥중 편지를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시립대는 민원 처리기준에 따라 절차대로 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재판장을 맡았던 문 전 대행은 우리법연구회 출신의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면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십자포화를 당했었다. 과거 문 전 대행의 고교 동창생들이 만든 온라인 카페에 음란물이 올라온 것과 관련해 문 전 대행을 비방하는가 하면, 그의 자택 앞에서 원색적인 비난 문구를 담아 시위를 벌이는 등 이웃 주민에게 피해를 주기도 했다.

이에 문 전 대행은 다른 재판관들보다 강화된 경호를 받았으나, 지난달 18일 퇴임 이후 경호는 종료됐다. 이런 가운데 문 전 대행의 '부산대 임용설'에 나오면서 부산대 정문에서 보수 유튜버들의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다만 경남도민일보 등 지역 언론에 따르면 문 전 대행은 지난 4월 학창 시절 은인인 김장하 선생과 만난 자리에서 "서울 쪽 대학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행은 지난 14일 연합뉴스에 "시립대로부터 임용 공모가 있다는 안내를 받아 절차에 응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행은 "공모 절차가 아직 진행이 안 된 상태"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다른 대학으로 간다는 생각은 없다"고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시립대는 문 전 대행을 로스쿨 초빙교수로 임용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절차가 진행돼 실제 임용이 될 경우 문 전 대행은 다음 학기(2학기)부터 헌법 관련 강의를 맡게 된다. 시립대 로스쿨은 국내 유일의 공립 로스쿨로, 김희균 교수가 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한국헌법학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지낸 이상경 교수(헌법), 한국민사법학회장 정병호 교수(민법), 판사 출신 차성안 교수(형사법)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몸담고 있다.

이슈&트렌드팀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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