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원기자
전문가와 함께 서울 시내 수백여 생물종을 탐사할 기회가 열린다. 바이오블리츠 서울이 올해 10회차를 맞아 탐사 거점을 늘리고, 온라인 참여까지 창구를 넓혔다.
서울시가 오는 24일 개최하는 바이오블리츠 서울 온·오프라인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2일 밝혔다. 오는 17일부터 24일까지는 '생물다양성 탐사 주간'을 운영한다. 바이오블리츠란 생물을 뜻하는 '바이오(Bio)'와 대공습을 뜻하는 '블리츠(Blitz)'의 합성어로 24시간 동안 생물 전문가와 일반인이 주어진 장소에서 최대한 많은 생물종을 찾아 목록으로 만드는 행사다.
바이오블리츠 서울은 2015년 처음 개최돼 올해 10회차를 맞았다.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운영하고 있는데, 이처럼 꾸준히 생물다양성 탐사를 개최해온 지자체는 서울시가 유일하다.
10회차를 맞아 올해 행사는 그동안 한 곳에서 1박 2일간 탐사를 진행해온 것과 달리, 장소와 참여 방법을 확대했다. 5월22일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을 전후해 다양한 탐사가 진행된다
오프라인 탐사는 오는 24일 북서울꿈의숲에서 진행된다. 오패산과 벽오산이 자리한 북서울꿈의숲은 서울에서 세 번째로 넓은 공원으로, 생태적 가치가 높다. '조사 탐사 프로그램' 참여자 60명, '교육 탐사 프로그램' 140명 등 총 200명을 서울의 공원 홈페이지에서 선착순 모집한다. 각각 신청기한은 7일, 9일까지다.
조사 탐사 프로그램은 7~9개 분류군별로 전문가와 중학생 이상의 시민이 함께 다양한 생물종을 자유롭게 탐사한다. 최대한 많은 생물종을 탐사한 결과를 기록하고 생태지도를 완성할 수 있다. 교육 프로그램은 초등학생 이상 10개 조로 나눠 분류군별로 탐사지의 서식 생물을 관찰하고, 맞춤형 교육을 받는다.
바이오블리츠 서울 참가자들이 생물종을 탐구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 생물다양성 탐사 주간에는 남산, 서울식물원, 월드컵공원 등에서 장소 특성에 맞는 '작은 탐사'가 진행된다. 남산과 서울식물원에서는 조류 탐사가 열린다. 북서울꿈의숲에서는 아침 조류 탐사, 야간 곤충 탐사가 개최된다.
특히 바이오블리츠 서울은 올해 처음으로 '온라인 탐사'를 시행한다. 서울시 보호 야생동물을 일상 속에서 관찰한 뒤, 사진이나 위치정보를 자연활동 공유 플랫폼인 '네이처링 미션'에 등록해 분포 지도를 함께 만드는 것이다. 우수 관찰자에게는 생물도감을 증정한다. 서울시 보호 야생생물은 꼬마물떼새, 청개구리, 꼬리명주나비, 좀구굴치 등 55종이다.
바이오블리츠 서울 참가자들이 생물종을 탐구하며 사진 촬영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바이오블리츠 서울 행사가 열리는 목적은 생물다양성이 감소하는 시기에 생물다양성의 가치와 공존 중요성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유엔(UN) 제3차 지구생물다양성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 및 도시 개발로 지구 생물종의 31%가 멸종하는 등 생물다양성이 감소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자체 차원에서 10년을 꾸준히 시민과 생태 전문가가 함께 도심 속 다양한 야생 동·식물을 탐사하면서 우리 곁의 숲이나 하천이 생물다양성의 잠재적 공간임을 인식시키고, 후세에 물려줘야 할 유산임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행사에 참여한 학생 중 생물 관련 학과에 진학한 경우도 있다.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생물다양성을 체험하는 '바이오블리츠'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국립수목원이 주최하는 바이오블리츠 코리아는 2010년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처음으로 시작됐다. 해외에서는 1996년부터 미국, 호주, 캐나다 등 세계 각지 주요 국립공원에서 매년 열리고 있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올해 바이오블리츠 서울은 10회차를 맞이해 그간의 성과를 돌아보고 보다 많은 시민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다양화했다"며 "생물 다양성의 중요성과 도심 속 자연의 소중함에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