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민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서울 강동구 싱크홀 사고를 언급하며 서울시 싱크홀 고위험지역 공개를 촉구했다. 6·3 조기 대선에서 국민의힘 경선 경쟁상대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견제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난달 서울 강동구 싱크홀 사고로 1명이 숨진 것을 언급한 후 "위험하고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싱크홀 위험 지역을 조속히 전수조사해서 시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그런데 서울시가 이미 지난해에 국토부에 시내 지반 침하 고위험 지역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사고가 발생한 강동구는 고위험 지역을 선정하지 않았고, 25개 자치구 중 8개 구에서만 회신한 고위험지역이 50곳에 달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이미 선정된 싱크홀 고위험지역을 서울시가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강동구 싱크홀 사고도 서울시가 해당 지역 일대를 싱크홀 위험이 가장 큰 5등급으로 분류하고 있었고, 그런데도 현장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현장 점검과 대책 실행 전까지 일단 시민들께서 어느 곳인지 아실 수 있도록 공개해서 시민 안전에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는 작년에 지반 침하 고위험 지역을 선정해 보고하지 않은 나머지 17개 구도 조속히 고위험지역을 선정해 보고하도록 해야 한다"며 "재난안전관리에 책임이 있는 지자체가 예방을 소홀히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강동구 싱크홀 사고까지 겪고도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속한 국토부의 위험지역 전수조사도 당부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해 국토부가 지하시설물 매립 구간, 하천 인접구간 등을 2년간 전수조사하는 방안을 수립했지만, 더 신속하게 해야 한다"며 "예산이 부족하면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해서라도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
한 전 대표가 이같이 촉구하자 오 시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좋은 의견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사고로 인해 조직도를 개편하고, 장비를 보강하고 위험 지역에 대해서는 자주 순찰을 하고 그렇게 해서 땅 꺼짐 현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노력을 지금보다, 과거보다는 훨씬 더 촘촘하게 하기로 계획을 세웠다"고 답했다.
한편 한 전 대표는 오는 10일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대선 출마 공식 선언을 할 계획이다. 오 시장도 오는 13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