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취재본부 송보현기자
전남 광양 연안을 떠나지 못하고 맴돌며 시민들의 걱정을 샀던 향고래가 5일 만에 다시 먼바다를 향해 헤엄쳤다.
9일 여수해경과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에 따르면, 향고래는 이날 오전 7시 50분께 광양항 원유 부두 쪽으로 방향을 틀어 연안에서 멀어졌다. 오전 10시 14분 기준, 고래는 수심 20m가량인 여수 신덕해수욕장 남동쪽 3㎞ 해역까지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고래의 이동 경로를 따라 현장을 모니터링하며 '배웅'에 나섰다. 고래의 등 쪽에는 상처가 관찰됐지만, 장기간 수면 위에 떠 오르면서 생긴 화상으로 자연 치유가 가능하다는 게 고래연구소의 설명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제는 다시 연안으로 돌아오지 않고, 먼바다에서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남 광양 연안에 나타난 향고래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여수해경 제공
앞서 이 고래는 지난 4일 오전 9시 48분께 광양항 송도 연안에서 처음 발견됐다가 오후 1시 30분께 한 차례 외해로 나가는 듯 보였지만, 같은 날 오후 6시 30분 다시 연안으로 돌아와 5일간 머물렀다.
길이 15m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향고래는 '향유고래'라고도 불리는 국제적 보호종으로, 이빨 고래 중 가장 큰 몸집을 자랑한다.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속에서 해경과 해양수산 당국은 유도 활동과 함께 대응 회의를 열기도 했다.
해경은 고래가 다시 연안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선박 통항 안전 주의를 당부하는 한편, 시민들에게 고래 목격 시 즉시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