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다소 부족'한 정도를 받아들일 여유

편집자주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상인 가문 출신이라는 것 외에 특별히 알려진 것 없는 명나라 사상가 홍자성은 '동양의 잠언집'이라 불리는 '채근담'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다. 성공과 출세를 지향하는 과정에서 숱한 좌절과 고난을 통과했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채근담에 담았다. 채근담은 '사람이 풀뿌리를 씹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뜻으로, 냉혹한 현실에서 낙심하지 않고 원하는 바를 이뤄가는 법을 조언한다.

따옴표남을 속이거나 함정에 빠뜨리는 책략 같은 것을 모르는 사람은 분명 현명하다. 그러나 이런 권모술수를 잘 알면서도 쓰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실로 가장 현명하다. - 003 고수는 책략을 알아도 쓰지 않는다
따옴표즐거운 일이 있다고 기뻐하자마자 곧 문제가 생기고, 일이 잘 풀린다고 생각하자마자 금세 불운이 닥치니 인생이란 결국 이런 것이다. 그저 평범한 한 끼 식사와 흔해 빠진 일상 가운데 평온하고 안락한 인생의 정수가 담겨 있다. - 027 아무 일 없이 평범한 하루가 곧 행복이다
따옴표사람이 지나치게 한가하면 쓸데없는 잡념이 머리를 스친다. 반대로 너무 바쁘면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없어 본모습을 잃는다. 몸도 마음도 적당히 고생이 필요하고, 그러면서도 여유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 031 너무 한가해도 안 되고 바빠도 안 된다
따옴표인덕이 한 집안의 주인이라고 한다면 재능은 그 주인을 따르는 시종과 같다. 재능이 풍부해도 인덕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주인 없는 집에서 시종이 제멋대로 구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 사람은 스스로 무너지기 마련이다. - 039 재능보다 인성이 중요한 이유
따옴표스스로 반성하는 사람은 모든 경험이 자신을 단련하는 약이 된다. 반면,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사람은 모든 생각이 자신을 해치는 독이 된다. 반성하고 배우는 사람은 성장하지만 남 탓만 하는 사람은 실패자가 되니, 두 사람의 인생에는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생긴다. - 074 남 탓이라는 독
따옴표첫째, 남의 사소한 잘못을 나무라지 않는다. 둘째, 남의 숨기고 싶은 비밀을 들추어내지 않는다. 셋째, 남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마음에 담아 두지 않는다. - 106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 유념할 세 가지
따옴표사람이 처한 상황은 각양각색이라 많이 가진 자도 있고 못 가진 자도 있는 법인데, 어떻게 나만 반드시 가지기를 바라는가. 내 마음속에도 도리에 맞는 것과 어긋난 것이 있는데, 어떻게 남들은 다 도리에 맞기를 기대하는가. - 133 남도 나와 같다는 것을 생각하라
따옴표매사에 완벽하기보다 약간의 여유를 남겨 두어야 한다. 능력을 발휘할 때도, 이익을 추구할 때도 '다소 부족한' 정도가 안성맞춤이다. 그러면 안팎으로 근심을 불러들일 일이 없다. - 153 매사에 약간의 여유를 둔다
따옴표열 마디 말 중에 아홉 마디가 옳아도 반드시 명석하다는 칭찬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단 한 마디만 잘못해도 사방에서 비난이 쏟아진다. 열 가지 전략을 세우고 전부 성공해도 반드시 그 공을 인정받으리란 보장은 없지만, 단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헐뜯는 소리가 빗발친다. 따라서 현명한 사람은 침묵할지언정 떠들지 않으며 서툰 척할지언정 재주를 부리지 않는다. - 165 현명한 사람이 말을 아끼는 이유
따옴표옛사람이 말하길 '맹수는 길들일 수 있어도 사람의 마음은 항복시키기 어렵고, 깊은 골짜기는 메울 수 있어도 사람의 마음은 만족시킬 수 없다'고 하였으니, 참으로 옳은 말이다. - 205 맹수보다 사람 마음 다스리기가 어렵다
따옴표욕심이 없는 사람은 애써 행복을 찾으려 하지 않지만, 어느결에 행복한 인생을 살아간다. 탐욕스럽고 마음이 비뚤어진 사람은 늘 불행을 피하려고 애쓰지만, 어느결에 불행한 인생을 살아간다. - 213 불행은 피하려고 애쓸수록 쫓아온다

초역 채근담 | 홍자성 지음 | 박미경 옮김 | 부키 | 264쪽 | 1만8000원

문화스포츠팀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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