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준기자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하드웨어 양자내성암호(PQC)를 탑재한 보안 칩을 개발했다. 양자컴퓨팅 시대를 맞아 암호체계 무력화 위험에 대응하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보안 솔루션 칩 S3SSE2A. 삼성전자 제공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LSI 사업부는 최근 하드웨어 PQC를 적용한 보안 칩 'S3SSE2A' 개발을 마치고 샘플 출하 준비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기술 발전에 따라 위협도 강력해진다'는 취지의 내용과 함께 개발 완료 사실을 글로벌 웹사이트에 알렸다.
PQC는 양자컴퓨터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전한 암호화 알고리즘으로, 양자컴퓨터의 출현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 역학의 특성을 활용해 고성능 슈퍼컴퓨터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복잡한 문제를 다루고,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미래 기술이다.
업계에선 이르면 2028년 뛰어난 연산 속도를 갖춘 양자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커들이 기존의 공개 키 기반의 보안 시스템을 쉽게 해킹할 거란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캐나다의 글로벌 리스크 연구소(GRI)에 따르면 향후 15년간 '파괴적인 양자 위협'이 발생할 확률은 33∼5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삼성전자 보안 솔루션 칩 S3SSE2A.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이 같은 위협에서 모바일 디바이스의 중요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S3SSE2A를 개발했다고 설명한다. 앞서 2020년 선보였던 솔루션인 S3K250AF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보안 블록에서 보안 연산·처리를 수행하고 데이터를 내부에 저장했다면, S3SSE2A는 독립적인 보안 처리와 정보 저장을 가능하게 해 안전성을 더욱 높였다. 또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만든 연방정보처리표준(FIPS 204)을 적용했으며, 나아가 하드웨어 PQC 탑재를 통해 소프트웨어로만 PQC 연산을 구현하는 솔루션보다 연산 속도가 약 17배 빠르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3SSE2A는 단순한 단일 칩이 아니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아우르는 턴키 솔루션"이라며 "양자컴퓨팅 위협으로부터 휴대폰의 중요한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는 S3SSE2A를 통해 모바일 보안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