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상생실험’ 오늘 시작…갈등 여지 속 실효 촉각

배민 상생 차등수수료 오늘부터 적용
외식업주 부담 더 낮아질까
일부에선 반발

지난해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를 통해 도출된 상생 요금제가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 배달 앱 시장 1위 플랫폼인 배달의민족이 수수료를 최대 7.8%포인트 인하한 이 상생 요금제 시행에 들어가면서다. 플랫폼에선 인하 효과를 강조하지만, 배달 매출이 작은 업주에게 더 큰 폭의 우대율을 적용하는 차등 수수료 구조이기 때문에 상위 구간에 포함된 일부 업체에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배민은 상생협의체 합의 취지에 따라 어려움을 겪는 영세 소상공인 지원에 초점을 맞춰 요금제 안착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26일 상생 요금제 적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배민에서 자체 배달 상품인 ‘배민1플러스’를 이용하는 업주의 중개 이용료는 기존 9.8% 대비 2~7.8%포인트 인하됐다. 상생협의체에는 정부 및 공익위원, 배달 플랫폼 4개사, 입점업주 단체 등이 참여했으며 약 4개월간 14차례 전체회의 등을 통해 이번 상생 요금제를 만들었다. 상생협의체 결정에 따라 향후 3년간 운영되는 이 요금제의 특징은 배달 매출액이 작을수록 혜택이 크다는 점이다. 배민은 평균 주문금액 2만5000원을 기준으로 할 때 하위 20% 구간 업주는 배달 한 건당 기존 대비 1950원, 20~50%는 750원, 50~65%는 550원의 비용 감소 효과를 본다고 설명했다. 절반 이상의 업주들이 상생 요금제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런 차등 수수료 체계가 업주, 소비자, 플랫폼 등 시장 참여자 전반에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5일 대전에서 진행된 ‘2025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KDI(한국개발연구원) 이공 연구위원은 단일 수수료 및 차등 수수료 요금 체계를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플랫폼에 차등 수수료를 적용했을 때 단일 수수료 대비 플랫폼 참여자 전반과 시장 전체의 후생이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등 수수료를 적용하면 단일 수수료를 적용했을 때보다 플랫폼을 이용하는 음식점 수가 증가하고 업주와 소비자, 플랫폼의 이익 모두 향상되는 결괏값이 나온 것이다.

일각에선 상생 요금제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매출이 크지 않은데도 상위 구간에 포함됐다며 구간 산정 기준 매출액을 공개해야 한다는 입점업체들의 의견이 나왔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우원식 국회의장 등도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를 방문해 민주당이 쿠팡이츠와 함께하고 있는 사회적 대화기구에 배민도 참여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배민 관계자는 "오랜 논의 끝에 결정된 사항인 만큼 상생안의 성실한 이행을 통해 영세 업주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빠르게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상생안에 대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업주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해 개선점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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