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충격받을까봐'…5년간 죽은 동생 행세한 쌍둥이 언니

조부모가 충격받을 것을 우려해 쌍둥이 자매의 사망 소식을 알리지 않은 여성의 사연이 알려져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계 캐나다인 인플루언서 애니 니우(34)가 5년 전 사망한 쌍둥이 자매의 사망 사실을 조부모 앞에서 숨겼다고 전했다. 니우의 쌍둥이 자매는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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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니우는 2022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올린 영상에서도 "목소리가 비슷하기 때문에 쌍둥이 자매인 척하며 (조부모에게) 전화를 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니우의 쌍둥이 자매 행세는 지난 7월 니우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에야 끝났다. 니우의 아버지는 할머니가 눈을 감기 직전 "손녀가 천국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감춰왔던 사실을 알렸다. 니우의 할아버지 또한 손녀의 사망 소식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니우의 아버지는 사망 소식을 전하면 손녀들을 깊이 사랑하는 조부모의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도 있기에 일부러 알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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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우는 자신과 자신의 쌍둥이 자매가 어린 시절 조부모 밑에서 자랐지만, 10살 무렵 부모님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을 갔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사망 사실을 감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니우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니우에게 공감을 표한 이들도 있는 반면 일각에선 조부모에게 말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조부모도 알 권리가 있다", "어떻게 5년 동안 몰랐을까", "우리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할머니가 식사를 중단하면서 결국 돌아가셨기 때문에 니우에게 공감한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중국에선 조부모에게 자녀나 손주의 사망 소식을 알리지 않는 것이 비교적 흔한 일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손이 조부모보다 먼저 죽는 것이 불길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앞서 이달에는 구이저우성에 사는 38세 중국 여성이 6개월 전 지병으로 사망한 자신의 어머니처럼 옷을 입고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만나러 간 사례가 화제 되기도 했다.

이슈&트렌드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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