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집회 참석하면 아이유처럼 美 비자 거부' 소문에 외교장관 '있을 수 없는 일'

극우 누리꾼, CIA에 아이유·뉴진스 등 신고
조태열 외교부 장관 "그 나라들 주권 사항"

최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참석하면 미국 전자여행허가(ESTA·이스타) 발급이 거부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신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ESTA 거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을 '미국인 애국 우파'라고 소개한 유튜버가 가수 아이유를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아이유 인스타그램, 유튜브 채널 '천조국 파랭이'

24일 국제 법제사법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탄핵 집회에 참석한다고 ESTA 발급이 안 나오느냐"라고 묻자 조 장관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답했다.

장 의원은 재차 "일부 커뮤니티에 탄핵에 찬성한 연예인을 미국 CIA나 영국 MI6 등 정보기관에 신고하면 해당국 입국이 거부된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고 질문하자 조 장관은 "그게 가능하겠느냐. 그 나라들의 주권 사항이다"고 일축했다.

이어 장 의원이 "여러 가짜뉴스가 확산하는데, 외교부에서 ESTA와 교환 학생 비자(J1) 등은 집회 참석 여부와 관계없이 CIA에 신고한다고 해서 입국이 불허되지 않는 점을 안내 공지라도 해 달라. 국민들께서 불안해하고 있다"고 요청하자 조 장관은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극우 성향의 일부 누리꾼들이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지원한 가수 겸 배우 아이유(이지은)나 그룹 뉴진스 등 연예인을 미 중앙정보국(CIA)에 신고하고 이를 인증하는 글 등을 올리고 있다. 이들을 종북세력 또는 반미주의자로 몰아 미국 입국심사를 까다롭게 하거나 무비자 입국 프로그램인 ESTA 발급을 저지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애초에 미국 비자와 체류 업무는 CIA가 아닌 국무부 소관이다.

실제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CIA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한 메일 내용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한국에서 신고가 엄청나게 빗발쳐서 CIA가 놀라워하고 있음. 인터넷 초강국 애국자들의 화력이 대단하다"며 "평균 2만~3만명은 신고돼서 ESTA(전자여행허가제) 발급이 막혔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A씨가 공개한 CIA 측 메일은 A씨의 메일이 수신 거부됐다는 내용이었다.

이슈&트렌드팀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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