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진단실' 신설…최윤호 전진배치에 '컨트롤타워 부활' 해석

경영진단실 만들어 관계사 진단·컨설팅
사업지원TF 등 미전실 출신들 약진
사내 "컨트롤타워 필요" 지적 목소리

삼성의 연구조직인 삼성글로벌리서치(전 삼성경제연구소)가 관계사의 경영을 진단하고 컨설팅하는 사장급 조직인 '경영진단실'을 신설하기로 하면서, 재계에서는 이를 그룹 컨트롤타워 복원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신임 경영진단실장에 미래전략실 출신인 최윤호 삼성SDI 대표(사장)가 임명되면서 이러한 해석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윤호 신임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장. 사진=삼성SDI

삼성글로벌리서치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경영진단실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사의 사업 경쟁력 강화와 경영 건전성 확보를 주요 임무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2017년 2월 해체된 삼성그룹 미전실과 역할이 매우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최 사장의 경영진단실장 부임도 시사하는 바가 남다르다는 분석이 많다. 1963년생인 최윤호 사장은 삼성전자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 미전실 전략팀, 사업지원TF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거쳐 2021년 말 삼성SDI 대표이사로 이동,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서도 배터리사업 성장의 토대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무 전문가이자 글로벌 사업운영 역량을 갖췄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핵심 경영진이다.

회사는 경영진단실 신설과 더불어, 현재 미전실의 기능을 대신하고 있는 일부 부서의 주요 인력을 미전실 출신 인사들로 교체하며 조직의 힘을 강화했다. 삼성은 미전실 해체 이후 전자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사업지원(삼성전자), 금융 경쟁력 강화(삼성생명), 설계·조달·시공(EPC) 경쟁력 강화(삼성물산) 등 사업 부문별로 3개의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사업지원TF는 출범 이후 정현호 부회장이 계속해서 조직을 이끌고 있으며, 최근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활동하던 박학규 사장이 새롭게 합류했다. 또한, 미전실 해체 후 삼성메디슨으로 자리를 옮겼던 김용관 부사장은 지난 5월 사업지원TF로 복귀한 데 이어,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경영전략 담당을 맡게 됐다.

사내에서는 최근 회사가 위기에 직면하면서 컨트롤타워의 부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2023년 연간 보고서’ 발간사를 통해, 현재 삼성에는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 재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을 방해하는 장막 제거, 그리고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와 같은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IT부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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