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여신도들을 성폭행하고 추행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총재에 대해 피해자들이 청구한 수억원대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시작됐다.
연합뉴스는 대전지법 민사12부(함석천 부장판사)가 26일 홍콩 국적 피해자 A씨 등 3명이 정씨와 JMS의 2인자로 알려진 김지선(가명 정조은), JMS 교단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1차 변론 기일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청구액은 총 7억5000만원으로 홍콩 국적의 메이플씨가 5억원, 호주 국적의 에이미씨와 한국인 신도가 각각 1억5000만원, 1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원고 측 소송대리인은 “정씨의 준강간 성범죄에 대해 정씨와 교단으로부터 배상받고자 한다”며 “김지선 역시 준유사강간 공동범행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배상 책임이 있다”고 청구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피고 측 변호인은 "청구와 관련해 정씨의 형사 재판 판결문이 유일한 증거로, 현재 (해당) 사건 상고심이 진행 중이라 청구 원인에 대한 증명이 유동적인 상태"라면서 "JMS 교단은 손해배상 청구의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지선 측 법률대리인 역시 정씨의 대법원판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도 손해배상 청구액이 과다하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입장을 정리한 재판부는 관련 재판 중인 점을 감안해 다음 기일을 추후 지정하기로 했다. 다만, 피고와 원고에게 준비 서면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정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수련원 등에서 23차례에 걸쳐 이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1심 재판부는 정씨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23년 형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1심 형량이 대법원 양형 권고 기준에 맞지 않았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7년 형을 선고했다. 정씨 측은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한 상태다.
정 씨의 성범죄에 가담한 JMS 2인자 김지선씨(정조은)는 준유사강간 등의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아 지난 10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검찰은 이와 별개로 지난 5월 또 다른 신도 2명에게 19차례에 걸쳐 성폭력을 저지른 것을 파악하고 정씨와 측근들을 추가 기소했다.
한편, 정씨는 2001년 8월부터 2006년 4월까지 말레이시아 리조트, 홍콩 아파트, 중국 안산 숙소 등에서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한 죄(강간치상 등)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8년 2월 출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