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나리기자
한 고깃집에서 비계 많은 오겹살을 받아 교환을 요청한 손님이 '진상 취급'을 받았다며 일화를 공개했다.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파주 운정동에 거주한다는 글쓴이 A씨는 집 근처 솥뚜껑 삼겹살 가게에 방문한 일화를 전하며 "정육 잘 아시는 분께 여쭌다. 제가 진상인가요?" 라고 물었다. 그는 이날 오겹살을 추가 주문했다가 비계가 너무 많다고 느꼈다. A씨가 공개한 사진 속 고기는 한눈에 봐도 비계의 비율이 높았다.
A씨가 고기를 바꿔 달라고 요청하자 가게 사장은 "오겹살 특성상 이 정도의 비계는 붙어서 나온다"고 답했다고 한다. A씨가 "제가 주말마다 고기 먹으러 다니는데, 이런 오겹살은 본 적이 없다"라고 반박하자 사장은 "그러면 서비스로 바꿔 달라고 하는 만큼 고기를 다시 주겠다"라고 한 뒤 다른 고기를 제공했다고 한다.
하지만 A씨는 "사장이 정색하면서 말씀하시는데, 마치 제가 아무것도 모르면서 진상 부린다는 식의 느낌을 받았다"며 "억지로 서비스 받아먹는 격이 돼 기분 좋게 저녁 먹으러 갔다가 기분만 망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비스로 주신 고기는 정상이었다. 사장님이 너무 당당하셔서 제 잘못인가 싶어 글 올린다"며 "가게 망하라고 올리는 글이었으면 상호 공개했다. 고기 상태 보고, 제가 너무했던 건지 알려달라"고 토로했다.
육가공 및 정육 관련 업종에서 22년 근무했다고 주장하는 한 누리꾼은 이 사연을 보고 "사진을 보면 삼겹살 부위 중 지방이 몰려 있는 등쪽 부분인 것 같다"면서 "지방이 많아 보이게 찍은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30년 차 정육인이라는 또 다른 누리꾼도 "삼겹살 한 판 중 등 쪽으로 가면 저렇게 지방이 두꺼운 부분이 일부 존재한다"면서 "제가 보기엔 서로 상황 대처가 아쉽다. 사장님은 손해 좀 보시더라도 저 부분을 대각선으로 잘라내고 주셨으면 어떨까 싶고, A씨는 고기 한 두 점이 아니라 전체 삼겹살을 보여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다른 누리꾼들은 "저건 그냥 등급 안 좋은 돼지 삼겹살 부위 중에서도 지방만 많은 맨 뒤쪽이다", "저건 불판 닦는 용 아니냐", "고기는 불판 올리기 전에 바꿔 달라고 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0월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을 내놨다. 삼겹살 가공을 위한 돼지 도축 과정과 정형, 과지방 제거, 검사 등 단계별 절차를 안내했다.
매뉴얼에 따르면 일반 삼겹살의 지방은 1㎝ 이하, 오겹살의 지방은 1.5㎝ 이하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상품성에 손상이 없는 수준으로 지방 정선을 진행할 수 있고, 과도하게 지방이 많은 부위는 폐기가 권장된다. 다만 해당 매뉴얼이 권고사항인 만큼 가공업체 및 공급업체의 자율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돼지고기 특성상 삼겹살 부위별 지방층의 편차가 있는 데다, 비계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있는 등의 이유로 매뉴얼은 강제성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