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석기자
이차전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극단적으로 나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선 승리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기여하면서 관련 ETF가 수혜를 받고 있다. 반면 다른 이차전지 ETF는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의 우려가 지속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의 1개월간 수익률은 28.60%를 기록하며 국내 상장 ETF 중 가장 높았다. 이어 RISE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도 23.09%를 기록했다. 또 ACE G2전기차&자율주행액티브와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도 각각 12.93%, 12.5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RISE 2차전지TOP인버스(합성)의 경우 iSelect 2차전지 TOP10 지수의 일간 수익률 음(-)의 1배를 추종한다. 이차전지 지수가 오르면 수익률이 떨어지는 구조다. 즉, iSelect 2차전지 지수가 하락하면서 수익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KODEX 2차전자산업레버리지,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 등 모두 20% 넘게 하락했다.
같은 전기차 관련 ETF라도 수익률이 달라진 이유는 테슬라 때문이다. 테슬라가 ETF에 포함됐냐 아니냐에 따라 수익률이 나눠진 것이다.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ETF의 경우 DIR DAILY TSLA BULL 1.5X ETF와 테슬라를 각각 16.8%, 16.3% 보유하고 있다. 또 ACE G2전기차&자율주행액티브도 테슬라를 22.23% 포함하고 있으며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도 29.79% 담고 있다.
반면 KODEX 2차전자산업레버리지는 주요 포트폴리오는 포스코홀딩스, LG화학, 삼성SDI 등이 담겨있다. 기초지수는 FnGuide 2차전지 산업 지수다. 또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도 국내 상장된 종목들이 중심이다.
테슬라의 상승에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보탬이 컸다. 머스크 CEO는 미국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에 1억2000만달러(약 1680억원)를 기부하는 등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했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이 머스크 CEO를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수장으로 지명하면서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머스크 CEO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유세에 앞장서는 등 수혜 기대감으로 인해 테슬라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머스크 CEO가 하는 사업의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실적발표에서 보여줬듯 테슬라는 위기에서도 결국 성장성을 보이는 기업이라는 점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다른 전기차 관련 ETF는 여전히 전기차 수요 위축 우려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에 따른 악영향 전망도 우려로 작용했다. 삼정KPMG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으로 자동차?이차전지 산업이 완성차 수출 관세 인상 및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세액 공제 축소 등 영향으로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전기자동차 시장의 캐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차전지 관련주의 실적 및 밸류에이션 하향 조정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