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진주' 푸꾸옥…럭셔리 강자 IHG그룹[가보니]

IHG그룹의 럭셔리 라인 호텔 2곳 체험
드러내지 않는 럭셔리, '키즈' 특화 리조트 '인터컨티넨탈'
"더 개인적으로, 더 세심하게" '프라이빗' 리조트 '리젠트'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6시간, 승용차로 7분가량 달려 암흑 같던 도로 끝에 밝은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수많은 호텔을 지나자 한참을 올려다봐야 할 높은 건물에 도착했다. 베트남 모자(농)를 연상시키는 조명이 설치된 호텔 입구에서 직원들은 환한 미소를 머금고 '신짜오(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인터컨티넨탈 푸꾸옥 롱비치 메인 수영장 '비스타 풀' 모습. 바다를 향하고 있다. 이민지 기자.

베트남의 숨은 진주 '푸꾸옥'

인터컨티넨탈 푸꾸옥 롱비치 호텔 입구 모습, 공항으로 향하는 투숙객을 위해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민지 기자.

베트남의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 섬인 푸꾸옥은 별칭이 많다. 광활한 해변과 맑은 하늘, 푸르른 녹음이 한데 어우러져 '베트남의 몰디브', '베트남의 하와이'라고 불린다.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 지역이다. 또 푸꾸옥은 '베트남의 숨은 진주'로 꼽힌다. 진주가 많이 나기도 하지만, 조개 속에서 아직 발견되지 못한 특별한 장소라는 의미도 담겨있다. '경기도 다낭시', '경기도 냐트랑시(나쨩)' 등 국내 여행객들에게 잘 알려진 것과 달리, 베트남 신혼부부들이 '허니문 여행지'로 많이 찾는 베일에 가려진 휴양지다.

푸꾸옥 공항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인터컨티넨탈 푸꾸옥 롱비치는 영국이 본사인 IHG그룹이 운영하는 럭셔리 호텔 중 하나다. 식스센스, 리젠트, 인터컨티넨탈 호텔&리조트, 킴프턴, 호텔 인디고, 비그넷 등 6개의 럭셔리 라인을 운영 중인데 이 중 세 번째가 인터컨티넨탈 브랜드이다. 현재 IHG그룹은 푸꾸옥에서 인터컨티넨탈 호텔과 이보다 한단계 윗급의 리젠트 푸꾸옥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인터컨티넨텔 호텔의 안내 직원 중에는 한국 직원도 있었다. 기슬렌 레 제너럴 매니저(총지배인)는 "서울 인터컨티넨탈 호텔과 인턴십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해 한국 고객들이 언어 장벽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모든 프로그램 자료도 한국어로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호텔의 서비스는 더 한국 친화적이었다. 카카오톡 채널이 마련됐고, 질문도 한국어로 할 수 있었다.

'가족 친화 리조트'

이른 아침, 암막 커튼을 걷어내자 호텔의 메인 수영장인 '비스타 풀'과 해변 롱비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뺨을 스치는 미지근한 바람과 따사로운 햇볕이 테라스로 들어왔다. 11월의 푸꾸옥은 건기다. 4월부터 10월까지는 비가 오고 먹구름이 잔뜩 껴있는 우기 시즌으로 여행객이 줄어들지만, 11월부터는 본격적인 성수기가 시작된다. 실제로 이날 호텔의 투숙률은 90%에 육박했다.

인터컨티넨탈 푸꾸옥 롱비치 5성급 리조트다. 일반 객실과 리조트형 객실 등 459개로 구성돼있다. 리조트에는 총 3개의 수영장과 3개의 식당, 2개의 바(Bar)가 있다. 수영장의 경우 IHG그룹 멤버십 회원을 위한 프라이빗 리조트와 아이들만 이용할 수 있는 특별 수영장이 마련됐다.

리조트의 핵심은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어린이 액티비티 활동이 준비됐다. 수영 교실과 연날리기, 보물찾기, 풍선아트, 한지공예 등 매일 하루 한 시간씩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어린이는 연령대에 따라 놀 수 있는 공간이 구분된다. 만 5세부터 12세 유아들을 위한 '하이드아웃' 공간과 만 12세부터 16세 청소년을 위한 게임까지 갖췄다.

인터컨티넨탈 푸꾸옥 롱비치에 있는 보육시설, 바로 옆에는 아이들을 위한 수영장이 있다. 이민지 기자.

빈 브랜드 매니저는 "부모님들은 아이들을 맡기고 자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며 "하이드아웃 공간에는 4명의 베이비시터가 상주해 아이들을 돌본다"고 말했다. 부모님 혹은 일반 투숙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풍부하게 마련됐다. 요가, 명상, 비치발리볼, 복싱, 해변 농구, 양초 만들기 등을 즐길 수 있다. 모든 것은 무료이다.

조식도 특별했다. '소라우미'라는 식당에 방문하면 한쪽에 아이들이 재미있게 밥을 먹을 수 있는 다양한 모양으로 찍어낸 음식과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간식이 잔뜩 준비됐다. 실제로 부모님과 함께 꼬치에 꽂혀 있는 음식을 고르는 자녀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인터컨티넨탈 푸꾸옥 롱비치에서 비치요가를 신청하면 수건과 땀수건, 물 등이 제공된다. 이민지 기자.

기자의 일행은 요가 수업을 받았다. 바닷가에서 수건 한장에 의지한 채 50여분 동안 비틀거리며 요가 자세를 따라 했다. 이날 수업을 진행한 강사가 수업 중간중간 휴대전화로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세심함이 인상적이었다.

저녁에는 최고의 일몰(선셋)을 구경할 수 있다는 잉크 360바에 올라갔다. 구름이 잠깐 몰려온 탓에 풍성한 선셋을 느낄 수는 없었다. 펍에는 가족 단위 한국인부터, 외국인 커플, 단체 투숙객들로 붐볐다. 팝부터 한국 아이돌들의 노래가 디제잉의 퍼포먼스에 맞춰 흘러나왔고, 투숙객들은 흥겨운 파티를 이어갔다.

인터컨티넨탈 푸꾸옥 롱비치 잉크360바에서 바라본 호텔 모습, 이민지 기자.

조용한 럭셔리의 끝판왕 '리젠트'

인터컨티넨탈 푸꾸옥 롱비치에서 버기(전동차)로 3분 정도 거리에 리젠트 푸꾸옥으로 옮겼다. 호텔마다 추구하는 럭셔리는 차이가 있다. 리젠트의 럭셔리는 패션으로 평가하면 과함이 없는 '올드머니'룩을 연상케 했다. 인터컨티넨탈 호텔과 비교해 눈에 띄는 화려함은 적었지만 웅장하고 더 세련된 느낌이다. 인공적인 조명을 사용하기보다는 창살 사이로 들어오는 볕을 활용해 호텔을 밝혔다.

인터컨티넨탈이 투숙객들을 위한 '디테일'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리젠트는 더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리젠트의 객실은 빌라 타입(126개)과 테라스와 수영장이 달린 스위트 타입(176개)으로 구성됐다.

리젠트 푸꾸옥 빌라타입 숙소 모습, 각 방 앞에 수영장이 달려있다. 이민지 기자.

빌라 타입은 독채로 구성돼 있는데 방마다 수영장이 있다. 대가족이 여행의 경우 조부모와 부모, 아이 각각 자신의 방에서 수영을 즐기는 등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최대 7개의 방이 있는 빌라는 두 채가 있는데, 희소성이 높아 대가족 투숙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이바나 알소브스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풀빌라는 항상 먼저 예약이 완료된다"며 "리젠트가 푸꾸옥에서 성공적으로 럭셔리 호텔로 자리 잡을 수 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메인 수영장 옆에 달린 카바나 역시 공간별로 분리해 투숙객들이 더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리젠트의 모든 서비스는 투숙객의 편의를 향했다. 벨보이(짐을 옮겨주는 직원)은 투숙객과 같은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드러나지 않게 숙소에 여행 가방을 옮겨줬다. 객실에 구비된 음료와 초콜릿 등 간식은 모두 무료로 제공됐다. 스리람 카일라삼 제너럴 매니저는 "무료 서비스는 비용이 들지만 고객 만족도를 그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며 "나아가 고객 상황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량은 리젠트 브랜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젠트 푸꾸옥 메인풀장 옆 카바나 모습. 공간 분리가 확실하게 돼있어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기에 좋아 보인다. 이민지 기자.

'테이스트 스튜디오'는 리젠트 푸꾸옥이 선보이는 새로운 사업이다. 파인다이닝(음식)을 아트(그림), 패션, 음악을 융합해 투숙객들이 새로운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 년에 한 번 3일 동안 진행된다. 셰프 출신인 제너럴 매니저가 리젠트 푸꾸옥을 대표할 수 있는 핵심 행사로 키우기 위해 공을 들이는 사업 중 하나다.

스리람 카일라삼 제너럴 매니저는 "리젠트 푸꾸옥을 연지 3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재방문율이 20% 후반에 달한다"며 "푸꾸옥 개발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리조트만 보고 재방문하는 것으로 계속 적으로 리조트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리젠트 푸꾸옥에서 진행하고 있는 '테이스트 스튜디오'에서 나온 음식 모습. 이민지 기자

유통경제부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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