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일기자
노르웨이의 한 남성이 12년간 뱃살로 여겼던 부푼 배가 사실 50cm 크기의 거대 악성 종양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고 수술받았다. 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을 노르웨이에 사는 토마스 크라우트(59)씨가 제기한 의료 소송에 대해 소개했다.
앞서 지난 2012년 크라우트는 뱃살이 부풀어 오르는 등 비만 증세를 보여 병원을 찾았고, 제2형 당뇨병 진단과 함께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당뇨병·비만 치료제를 처방받았다. 치료제 복용 과정에서 그는 체중이 많이 감량됐으며, 얼굴과 팔 등의 살이 눈에 띄게 빠졌다. 심지어 의사에게 영양실조 상태라는 진단을 받을 정도였다.
그러나 부푼 뱃살은 빠지지 않은 채 그대로였다. 결국 크라우트는 2023년 위소매절제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위소매절제술은 비만대사수술 중 하나로, 위를 길게 절개해 위 용적을 줄여 음식 섭취를 제한하는 수술이다. 그러나 수술 과정에서 의료진은 크라우트의 배가 일반 지방과 달리 부드럽지 않고, 딱딱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의료진은 이후 곧장 CT 스캔 촬영을 진행했다. 그 결과, 그의 배 속에 있는 것은 지방이 아닌 거대한 희귀 악성 종양으로 드러났다. 이미 오른쪽 신장과 소장 일부로도 전이된 상태였던 종양은 길이만 20인치(약 50.8cm), 무게 60파운드(약 27,2kg)에 달했다. 지난 9월께 크라우트는 10시간 동안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통해 종양은 완전히 제거됐으나, 의료진은 여전히 그의 복부에는 악성 조직의 일부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조직 자체가 일부 중요 장기를 압박하고 있어 제거에 따른 위험이 너무 크기에 미처 다 제거하지 못한 것이다.
종양 제거 수술로 오른쪽 신장 일부가 크게 손상된 크라우트는 "종양을 제거한 것은 다행이지만, 여전히 내 몸 안에 암 조직이 남아 있다는 사실 때문에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2주에 한 번 심리 치료를 진행하고 있으며, 1년에 두 번 종양학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크라우트와 그의 아내는 "종양을 더 일찍 발견했다면 충분히 치료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간 종양을 발견하지 못한 의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