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민간인의 희생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송 중이던 시신이 자신의 어머니인 것을 뒤늦게 알아본 한 구급대원의 사연이 전해졌다.
10월31일(현지시각) AP통신은 전날 가자지구 마가지 난민캠프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사망한 사미라 바르디니(61)라는 여성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마가지 난민촌을 공습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 공습으로 인해 차량에 타고 있던 남성 2명과 그 근처에 있던 사미라가 폭발에 휘말려 사망했다. 이 외에도 10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당시 구급대원이자 사미라의 아들인 아베드 바르디니는 이를 알지 못한 채 구급차를 타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아베드는 피가 묻은 시트에 싸인 시신을 구급차에 싣고 2km를 이동했다. 시신은 데이르 알발라흐의 알아크사 순교자 병원으로 이송됐다.
어머니의 시신을 확인하고 오열하고 있는 구급대원 아베드 바르디니(왼쪽에서 두 번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베드는 의료진이 시신을 확인하기 위해 시트를 걷어 올린 뒤에야 사망자가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오, 맙소사! 내 어머니가 분명하다. 나는 시신이 어머니인 줄도 몰랐다”면서 시신 위에 엎드려 오열했다.
아베드를 위로하던 의료진들은 주차장에서 사미라를 위한 장례 기도를 올렸다. 이어 아베드는 어머니의 시신을 매장하기 위해 구급차로 옮겼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4만3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으며 이중 절반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기준 지난 24시간 동안 102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공습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의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국경을 넘어 기습 공격을 가해 1200명을 죽이고 250명을 인질로 납치하자, 이후 줄곧 보복 공격을 계속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