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최근 미국 레스토랑에서 맵고 달달한 '맵달', 국내서는 '매콤달콤'(맵고 달콤한)으로 알려진 메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런 메뉴들의 상당수가 한국 고추장을 양념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는 '맵달(Swicy) 아이템이 레스토랑 메뉴를 점령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올해 가장 핫한 음식 트렌드가 맵고 달콤한 맛"이라고 보도했다.
쉐이크셱의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샌드위치. [이미지출처=쉐이크셱 홈페이지 캡처]
'맵달(swicy)'은 '맵다'라는 뜻의 스파이시(spicy)와 '달콤하다'라는 뜻의 스위트(sweet)를 조합한 신조어다. CNBC는 "이 용어가 실제로 메뉴판에 등장한 것은 아니지만, 달콤하고 매콤한 음식의 부상을 지칭하는 데 널리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센셜에 따르면 미국 전체 레스토랑 메뉴의 약 10%가 이런 '맵달'한 아이템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 12개월간 1.8% 증가한 수치다. 또 이런 메뉴는 향후 4년 동안 9.6%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CNBC는 "최근 인기 있는 메뉴들은 주로 과일 맛과 다양한 고춧가루를 함께 사용하거나, 한국의 인기 조미료인 고추장과 꿀 같은 소스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쉐이크쉑의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샌드위치'다. 쉐이크쉑은 한식에서 영감을 받아 고추장 양념으로 코팅한 치킨을 넣은 샌드위치를 선보여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쉐이크쉑의 수석 셰프이자 요리 혁신 담당 부사장인 존 카랑기스는 "물론 고객들로부터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지만, '조금 더 맵게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같은 피드백도 들었다"고 말했다.
맛 트렌드 분석가인 케라 닐슨은 CNBC에 "미국에서 매운맛과 달콤한 맛의 조합이 수십 년 전부터 존재했지만, 최근 매운맛의 비중이 훨씬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2010년대 미국 식품회사 '마이크스 핫 허니'의 매콤한 꿀 제품이 다시 인기를 끌기 시작했으며, 근래에는 한식, 특히 매콤달콤한 고추장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더 많은 사람이 이런 맛의 조합을 찾게 됐다"고 분석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고추장 수출액은 역대 최대인 6192만달러(약 85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7.8% 성장한 수치로, 국가별 순위로는 미국이 가장 큰 2110만달러(약 290억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