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잘해도 망할 확률 80%'…'나폴리맛피아'도 뜯어 말리는 '사업'

국내 커피 전문점 수 10만곳 돌파
3년 생존 확률은 절반 간신히 넘어
"차별점 주기 어렵고 투자비 높다"

넷플릭스 셰프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우승자이자 유명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너 셰프인 '나폴리맛피아(권성준)'도 카페 창업만큼은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권성준 셰프는 카페 창업을 고려하는 자영업자들에게 "하지 않는 쪽으로 추천한다"며 국내 카페 시장의 현실을 토로하고 나섰다.

권 셰프는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과거 카페 창업 경험담을 전했다. 권 셰프는 한때 '에스프레소 바'라는 카페를 차려 운영했으며, 아메리카노를 '논 커피'로 분류해 팔 만큼 충실한 콘셉트를 고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점포는 곧 철수했다고 한다.

나폴리맛피아(권성준) 셰프가 카페 창업의 리스크를 경고하고 나섰다. [이미지출처=유튜브 방송 캡처]

그는 카페의 생존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80% 확률로 망한다"고 단언하며 "목 장사라서 그렇기도 하고 경쟁도 심하다. 차별점을 주기 어렵고 투자비도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식당은 인테리어가 별로여도 맛이 있으면 또 올 수 있지 않나. 또 한식, 양식 등 메뉴가 다르면 사실 경쟁 상대가 아니"라며 "그러나 카페는 다 똑같다. 그러니 옆에 있는 모든 카페가 무조건 경쟁 상대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셰프는 "일단 카페를 하고 싶은 분들이 계신다면 저와 김풍 작가께 한 번 여쭤보시고, 제발 세 번 정도는 (생각을) 더 했으면 좋겠다"며 "세 번을 해도 하고 싶다고 해도 웬만하면 하지 않는 쪽으로 추천을 드리겠다"고 강권했다.

영상을 접한 자영업자들도 공감을 표했다. 한 자영업자는 "카페 한 곳이 잘 되면 주변에 다섯 곳이 더 생긴다"며 "쉽게 보고 진입했다가는 소중한 돈만 다 날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편의점 2배로 불어난 韓 카페…생존 확률은 '절반 이하'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실제 권 셰프의 말대로 국내 카페는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 지난 6월 통계청이 내놓은 '서비스업 조사 보고서'를 보면, 국내 카페 수는 2022년 말 기준 10만729개로 사상 최초로 10만곳을 돌파했다. 국내 편의점 4사 전체 매장 수(약 5만5000곳)의 약 두 배에 달한다.

커피전문점 전체 매출은 같은 해 기준 15조5000억원이었으며, 종사자 수는 27만명이었다. 종사자 1~4명 이내의 소규모 매장은 8만4000곳으로 전체 매장의 거의 84%에 해당했다.

카페 창업 인기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초기 투자 비용이 적게 드는 소규모 창업 아이템이며, 기성 제품을 납품받아 사용한다면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권 셰프가 지적한 대로 카페의 '장기 생존'은 초기 창업 난이도와 별개로 보인다. 행정안전부 자료를 보면, 지난 10년간 신규 카페 수는 45% 늘어났지만 폐업한 카페 수는 181% 급증했다.

직장인이 몰리는 서울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의 골목상권 현황 자료인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창업한 커피·음료 판매점은 총 5293곳이었는데, 같은 기간 폐업한 카페도 4090곳이었다. 서울시의 카페가 3년 동안 생존할 확률은 51.9%로 절반 수준에 불과했으며, 5년 동안 살아남을 확률은 34.9%로 수직 하락했다.

이슈&트렌드팀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