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기자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이 16일 오후 구청장직에서 물러난다.
구로구 핵심 관계자는 15일 오후 본지 기자와 통화에서 "본인이 직접 창업해 오랫동안 운영해온 회사(문엔지니어링) 직원이 400여명이나 돼 (주식)백지신탁 대신 16일자로 사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충남 당진 출신으로 서울에 올라와 구로구에 수십년 동안 거주하면서 충청향우회장 등을 역임하며 국민의힘 볼모지인 구로에서 구청장에 출마해 민선 8기 구청장에 당선됐다.
특히 문 구청장은 자신이 문엔지니어링을 설립, 부채가 없는 튼튼한 회사로 성장시킨 기업가 출신 구청장이다.
지난해 3월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는 문 구청장이 보유한 문엔지니어링 주식이 공직자 업무와 상충하는 면이 있다고 보고 해당 주식을 백지신탁 하라고 결정했다.
문엔지니어링은 문 구청장이 설립·운영한 시스템통합(SI) 업체로 동남아 및 동유럽 등에 우리 기술을 수출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그가 보유한 주식은 4만8000주, 평가액은 약 170억원대로 알려진 가운데 문 구청장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과 2심 모두 패소했다.
문 구청장이 사퇴하면 엄의식 부구청장이 구청장 대행으로 구정을 이끌게 된다. 엄 부구청장은 서울시 환경에너지기획관을 거쳐 광진구 부구청장을 지내고 민선 8기 첫 구로구 부구청장으로 발령 나 문 구청장과 함께 구정을 맡아왔다.
한편 문 구청장은 취임 이후 직원 및 구민들과 소통하면서 2023년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전국 자치단체 최고 수준인 1등급을 달성하는 등 실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