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다음 달 5일 미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율에서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에서 두 후보는 지지율 동률을 기록해 초박빙 구도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표심을 좌우할 백인 남성 유권자에게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어,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트럼프 지지층 결집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3일(현지시간) ABC 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지지율 50%를 기록해 트럼프 전 대통령(48%)을 2%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4~8일 전국 성인 263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오차범위는 2%포인트다.
이 중 등록 유권자 2226명으로 범위를 좁히면 해리스 부통령은 49%,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의 지지율로 역시 해리스 부통령이 2%포인트 우위를 점했다.
지난달 같은 조사와 비교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추격이 거세졌다. 9월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투표 의향층이 있는 유권자 조사에서 5%포인트, 등록 유권자 조사에서 4%포인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앞섰다. 하지만 한 달 만에 격차가 절반 이하인 2%포인트로 좁혀졌다.
백악관 입성의 키인 7대 경합주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서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49%의 지지율로 동률을 이뤘다.
두 후보는 경제, 이민, 낙태 등 정책에 따라 유권자 신뢰도에서 차이를 보였다. 경제 정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46%로 해리스 부통령(38%)을 8%포인트 앞섰다. 인플레이션 대응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4%, 해리스 부통령이 37%의 신뢰도를 기록했다. 중산층 지원에 있어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42%의 신뢰도를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37%)을 앞질렀다. 불법이민 추방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신뢰도가 10%포인트 높았고, 낙태 이슈에 있어서는 해리스 부통령의 신뢰도가 15%포인트 앞섰다.
ABC는 범죄와 안전, 국가안보, 중동 분쟁 대응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미국 민주주의 수호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각각 한자릿수 차이로 신뢰도가 높았다고 전했다.
유권자별로는 남성, 부동층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등록유권자 중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52%로 해리스 부통령(44%)을 8%포인트 앞질렀다. 9월 중순에서는 두 후보 모두 지지율이 48%로 같았다. 백인 남성 유권자 사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율이 해리스 부통령 보다 19%포인트나 앞섰다. 대선 결과를 좌우할 경합주 러스트벨트(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에서 백인 남성 노동자 계층의 표심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조사 결과는 해리스 부통령에게는 불리하다. 또 민주당을 지지하는 백인 남성들이 흑인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의 성별, 인종에 대한 불편함을 극복하고 선거 당일 투표장에서 그에게 투표할 지도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지지 정당이 없는 부동층 유권자들 중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49%, 트럼프 전 대통령이 4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9월 중순 조사에서는 각각 51%, 41%의 지지율을 나타냈는데, 한 달 만에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우위가 종전 10%포인트에서 5%포인트 차로 줄었다. 부동층 유권자들은 지난 12번의 대선 중 9번에 선거에서 승자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