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세포만 공격…오리온이 찜한 '이 회사' 지붕 뚫고 하이킥

리가켐바이오, 올해 들어 65% 상승…시가총액 3.9조
항체-약물 결합체(ADC) 기술력 입증하며 기업가치 상승
오리온, 올해 초 리가켐바이오 25.6% 취득

항체-약물 결합체(ADC) 개발업체 리가켐바이오가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오리온의 지원으로 임상 시험을 순조롭게 진행하면서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리가켐바이오 주가는 올해 들어 65%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11%가량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시장 대비 수익률은 76%포인트(P)에 달한다. 지난 4일 10만7600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3조9000억원을 넘어섰다.

ADC는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에 고도의 치료효능을 가진 약물을 부착함으로써 기존 항암 치료의 미충족 수요를 충족하고자 개발 중인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이다. 기존 화학항암제와 다르게 종양세포만을 공격해 부작용을 줄이면서 치료 효과를 높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다국적 제약사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다수의 제약사와 연구소에서 차세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다.

리가켐바이오 주가는 내년에 중요한 임상 시험 결과를 확인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상승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ADC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ADC 플랫폼 원천기술 '콘쥬올(ConjuALL)'을 자체 개발했다. 원천기술을 적용한 후보물질과 임상개발 약물을 통해 다양한 질병에 효과가 있는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유방암과 위암 등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LCB14는 중국 포순제약이 기술을 이전받았다.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회의(ASCO 2024)에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 대상 임상 2상 중간결과 초록을 공개했다. 대다수 효능지표가 우수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리가켐바이오 파이프라인 가운데 LCB14가 가장 빠르게 상업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상반기 임상 3상 데이터 발표와 중국 내 조건부 허가 신청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얀센사에 기술이전한 LCB84는 전이성 고형암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해 12월 미국 얀센으로부터 선급금 1억달러를 받고 LCB84를 기술 이전했다. 단계별 마일스톤까지 포함하면 계약 규모는 최대 17억달러에 달한다.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LCB84 단독요법과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요법에 대한 비교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경쟁 파이프라인 임상 데이터가 부진한 것으로 확인하면서 LCB84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 파이프라인보다 다수의 암종에 대해 높은 항암효과를 보이는 반면 부작용 우려가 크지 않다"며 "상업화 가치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CB84의 임상 1상 결과에 따라 얀센이 단독 개발 옵션을 행사할 경우 리가켐바이오는 2600억원을 마일스톤으로 수령한다"며 "내년에 나올 임상 1상 결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가켐바이오 주가가 상승하면서 오리온에 대한 투자심리도 좋아지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1월15일 5485억원을 출자해 리가켐바이오 지분 25.6%를 취득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취득하고 창업주와 경영진이 보유한 구주를 매입했다. 리가켐바이오 인수 소식이 전해진 직후 오리온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 8월 8만원 선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최근 10만원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증권자본시장부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