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MBK·영풍 4일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 올린다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4일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을 재차 상향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대항 공개매수에 대한 반격 차원으로, 조정 가격은 최 회장 측이 제시한 3만원 이상으로 책정됐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영풍·MBK 연합이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한 차례 가격을 올린 데 이어 다시 한번 가격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영풍정밀의 현재 주가는 2만5450원(2일 종가기준)으로 MBK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 위로 시가가 형성됐다.

앞서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등 최씨 일가는 국내 사모펀드 제리코파트너스와 손잡고 2일부터 영풍정밀 대항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주당 3만원으로 공개매수 예정 물량은 전체 발행 주식의 2%인 393만7500주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핵심 승부처로 꼽힌다. 장형진 영풍 고문을 비롯한 장씨 일가와 최씨 일가 중 영풍정밀 지분 과반을 확보한 쪽이 고려아연 의결권 3.7% 가져가는 효과가 있는 셈이다. 현재 영풍정밀 지분 구조를 보면 장씨 일가가 지분 21.25%를, 최씨 일가가 지분 35.45%를 보유하고 있다.

공개매수 수량으로 보면 MBK·영풍 측이 최씨 일가의 2배에 달한다. 최씨 일가는 전체 발생 주식의 25%만을 매수하지만, MBK·영풍 측은 전체 발행 주식 중 장씨·최씨 일가 지분을 제외한 잔여 지분 전량(43.43%)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개매수 대상 주식에 대한 최소조건 없이 최대 684만801주 범위에서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전량을 매수한다. 최씨 일가는 잔여 지분의 일부만, MBK파트너스는 전량을 사들인다는 점이 다르다.

한편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 공개매수가격 상향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을 살펴본 후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 경영진은 4일부터 23일까지 최대 15.5% 규모 자사주 매입을 하고, 우호 세력인 베인캐피탈은 대항 공개 매수 방식으로 최대 2.5% 지분을 각각 확보하겠다고 2일 공시했다. 총 3조1000억원을 투입해, 많게는 18%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고려아연은 이날 4000억원 규모 기업어음(CP)과 금융기관 차입 등으로 2조7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고 공시했다.

고려아연이 1주당 83만원이라는 시장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앞세운 것은, 4일 종료되는 MBK 측 공개 매수(1주당 75만원)를 무산시키기 위해서다. 이날까지 고려아연이 최소 6% 이상의 우호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하고 MBK 공개 매수가 성공하면 경영권이 넘어가는 상황이었다.

고려아연은 이날 또 공개 매수로 사들인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 자체가 주주들에게 배당 성격이 있는 데다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면 남은 주식들은 가치가 상대적으로 커지기 때문에 주주 친화적인 정책이란 게 고려아연 측 설명이다. 다만 고려아연은 주당 83만원으로 제시한 자사주 매수에 전체 지분의 5.87% 미만이 응할 경우 주식 매수를 아예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이날 함께 공표했다.

증권자본시장부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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