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다보스포럼 진주서 개최…한승수 전 총리 '기업, 친환경 기술·사회적 책임 다해야'

진주 K-기업가정신 국제포럼
인간존중·공동체중시 유교철학
K-기업가정신과 이어져

한승수 전 총리는 '한국판 다보스포럼'으로 평가받는 국제포럼에서 기후 변화, 디지털 전환 등 복합 위기 시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간 존중, 공동체 중시 문화를 바탕으로 한 진주와 한국 고유의 유교 철학이 기업가정신과 맞닿는 부분이 있으며, 이를 통해 복합 위기를 극복할 혁신 DNA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30일 경남 진주시 경상국립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2024 진주 K-기업가정신 국제포럼' 참석자들이 기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br /> 이정일 삼성글로벌리서치 상근고문(맨 왼쪽), 한승수 전 국무총리(맨 오른쪽에서 12번째), 조규일 진주시장(한 전 총리 오른쪽), 아이만 타라비시 세계중소기업연합회(ICSB) 회장(오른쪽 10번째), 김재문 LG경영연구원 부문장(오른쪽 4번째) 등이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문채석 기자]

한 전 총리는 30일 경남 진주시 경상국립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진주 K-기업가정신 국제포럼'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포럼은 진주시와 진주 K-기업가정신재단이 공동 주최했고 진주 K-기업가정신 국제포럼 조직위원회가 주관했다.

한 전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기업가정신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기업가들은 친환경 기술과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장려해 미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을 완전히 수용해야 한다"며 "기업은 더 이상 기존 방식으로 운영될 수 없고, 경영 활동이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어떻게 일치할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이 가져온 불확실성과 두려움을 극복하고 창의력과 혁신을 불러일으켜 새로운 가능성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고, 기업가들은 긍정적 움직임의 중심에 서서 새로운 가치 구축을 주도해야 한다"며 "특히 인공지능(AI) 같은 혁신 기술이 지속 가능성과 인류 복지를 향상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업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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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연사들은 한국이 복합 위기를 극복할 잠재력이 있고, 열쇠는 기업가정신에 달렸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진주와 인연이 있는 삼성·LG·GS·효성 등 4대 기업은 인간 존중과 공동체 가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경제 기적을 일궈냈다"고 말했다.

오준 진주 K-기업가정신 국제포럼 조직위원장(전 UN 경제사회이사회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2015년 UN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채택하면서 내세운 원칙은 아무도 처지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기업가정신을 강화하면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아이만 타라비시 세계 중소기업협의회(ICSB) 회장 겸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남명 조식 선생이 한국 기업가정신의 뿌리라고 주장했다. 조식 선생은 16세기 실용적 유학을 창시하고 강조한 인물로 진주시 근처 경남 합천군에서 태어났다. 타라비시 회장은 조식 선생이 강조한 한국 기업가 정신으로 합리성, 애국애민, 비판주의, 인재양성 등 4가지를 들었다.

타라비시 회장은 "과거에는 서구 리더십이 기업을 이끌었다고 알고 있었지만 조식 선생 연구를 통해 동양의 철학이 어떻게 세계 발전을 이끄는지 알게 됐다"며 "윤리적 리더십, 지속 가능한 발전, 국제 교육 및 인적자원 개발, 국제문화 교류 등이 진주 K-기업가정신 국제포럼과 기업들의 미래 대화를 이끄는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동훈 연세대 한국기업경영융합연구원장(연세대 행정·대외 부총장)은 한국 브랜드 특징은 한국적이면서도 한국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LG전자와 삼성전자의 고품질 가전 제품은 한국 고유의 가치와는 큰 상관이 없지만 대표 한국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김 원장은 "국제화는 한국만의 문화, 서양만의 문화가 아닌 동서양 문화를 융합해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는 것"이라며 "한국 기업은 국제화를 달성하기에 유리한 입지 조건을 갖췄다"고 했다.

프랜시스 쇼트겐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부학장은 대학이 제공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업이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쇼트겐 부학장은 "기업가 정신을 실현하려면 우수 아이디어 등을 멘토, 투자자, 협력자 등 적절한 사람과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며 "유타대 아시아캠퍼스는 유타대 동문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 소비자 행동 이해, 규제 환경 탐색 등 경영하는 데 필요한 통찰(인사이트)을 제공할 수 있는 인맥을 제공한다"고 했다.

이날 오후 진행될 '4대 글로벌 대기업 세션'에는 이정일 삼성글로벌리서치 상근고문, 김재문 LG경영연구원 부문장, 최누리 GS 전무, 유영환 효성 부사장 등이 연사로 나서 '위기를 기회로 바꾼 4대 기업 기업가정신 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콕스라운드 테이블' 세션에서는 도덕적 자본주의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업가정신의 역할을 주제로 전문가 토론이 진행된다.

산업IT부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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