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추석을 앞두고 급증한 택배 물량과 고객들의 재촉에 지친 택배기사의 문자가 공개됐다.
최근 누리꾼은 자신의 X(트위터) 계정에 "마음이 아프다"라며 전날 밤 택배 기사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택배 기사는 "OO택배입니다. 배송 물량이 너무 많아서 배송이 지연됩니다. 12시 이전 배송될 예정"이라며 "전화하고 재촉하지 말아달라. 그럼 더 늦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저도 힘듭니다"라고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택배 기사에게 받은 메시지 내용을 공유했다. 문자에는 "OO택배 물량이 많아서 이제야 배송 시작합니다. 따라서 배송이 지연됨을 알려드리며 우선 아이스박스 배송하고 그 후로 일반 택배 배송해 드릴 예정입니다. 최대한 빠르고 안전하게 배송해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이후 "시스템 시간상 문제로 완료 처리하고 배송해드리겠습니다"라는 문자도 연이어 왔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예상 택배 물량을 하루 평균 1850건으로 내다봤다. 평소 물량인 1660만 박스보다 11% 증가한 수치다. 특수고용직인 택배 노동자들은 자신이 맡은 구역에 할당된 택배 물량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 게다가 이번 추석은 늦더위까지 기승이라 노동강도가 더욱 높아졌다.
국토교통부는 추석 배송 성수기 동안 택배 종사자의 과로를 방지하고, 원활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일부터 오는 25일까지를 '추석 연휴 택배 특별관리기간'으로 정했다. 또한 업계와 논의해 특별관리기간 중 화물차 기사와 상하차 및 분류 인력 등 약 6000명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택배 노동자 과로사 문제가 끊임없이 이어지자 지난 9일 김민석 고용노동부 차관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문제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근로감독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