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금투세 논쟁'…여야 토론회 열릴까

한동훈, 민주당에 토론회 제안
민주당 "한동훈 직접 나와라"

여당이 던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관련 토론회 제안을 야당이 받으면서 국회에서 여야 금투세 토론회가 열릴지 주목된다. 금투세는 주식 등 금융투자상품의 투자소득이 연간 5000만원 이상일 때 초과분에 대해 20~25%가량 부과하는 세금이다. 야당은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투세 유예에 힘을 싣는 이재명 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국회의사당 위로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지난 10일로 22대 총선이 끝난 가운데 한 달 여 임기를 남긴 21대 국회가 국민연금 개혁과 금투세 폐지 등 당면 현안을 어떻게 매듭지을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6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금투세 관련 토론회를 제안했다. 전날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한 대표는 민주당이 하지 못한 금투세 토론회를 국민의힘과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며 "지금이 금투세 정책에 대해 여야가 함께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적기"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7일로 예정된 금투세 관련 토론회를 잠정 연기하자 금투세 폐지를 주제로 협의하자고 압박에 나선 것이다. 이에 민주당도 한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토론회를 주관하는 임광현 민주당 의원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금투세 토론회를 하자. 폐지를 강하게 주장하는 토론자가 잘 섭외되지 않았는데 잘 됐다"며 "한 대표가 직접 나오시면 되겠다"고 밝혔다.

금투세 논쟁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폭락과 맞물려 촉발됐다. 여당은 금투세가 예정대로 내년에 시행되면 국내 주식시장에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 대표는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외발 이슈로 우리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 이런 상황에서 금투세를 강행한다면 하반기 세계적 불안 요소에 더 큰 불안 요소를 더하는 '퍼펙트 스톰'을 스스로 만들고 들어가는 것"이라며 "금투세 폐지가 민생"이라고 말했다. '퍼펙트 스톰'은 작은 경제 문제가 겹쳐서 큰 경제 위기로 이어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야당은 금투세와 주식시장의 혼란을 연결 지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꾸준히 금투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고 밝히자 진 정책위의장은 "(금투세 도입이) 우리 주식시장을 '폭망'하게 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전혀 근거가 없는 과장"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퍼펙트 스톰의 가능성을 제기한 한 대표에 대해서도 즉각 반박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증시 폭락이 시행되지도 않은 제도 때문이라는 말인가"라며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인 정부의 경제 운용 실패에 대해 사과를 못할 망정, 금투세를 이용해 책임을 야당에 전가하려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후보의 계속되는 '우클릭'이 변수다. 당 대표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이 후보는 금투세에 대한 재검토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후보는 전날 SBS에서 진행한 4차 TV토론회에서 "주식시장은 꿈을 먹고 사는데 5000만원까지 과세하는 문제에 많은 분이 저항하고 있다"며 "조세 저항을 공연히 부추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조세 저항도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이날 기준 진 정책위의장의 블로그에는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개미투자자들이 금투세 도입을 유지하는 진 정책위의장에 반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미국으로 주식 투자자를 보내지 마라" "주식에서 돈을 잃을 때 국가가 일부라도 보전해주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치부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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