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현기자
e커머스 플랫폼 티몬과 위메프에서의 소비자 환불이 속도를 내고 있다. 거센 반발을 가져왔던 환불 지연 문제가 해결의 기미가 보여 소비자들은 불안을 덜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문제의 원인인 대규모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는 아직 풀리지 않아 당분간 문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티몬은 28일 오전 현재 600건의 주문을 취소하고 환불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도서문화상품권 선주문건도 2만4600건 취소 처리했다.
도서문화상품권 주문 취소는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의 협조로 진행해 취소액은 KG이니시스 약 26억원, 나이스페이먼츠 약 42억원, KCP와 KICC(한국정보통신) 약 40억원 등 모두 108억원이다. 주문 취소 후 실제 환불까지 3∼5일 정도 소요된다. 늦어도 이번 주 내에는 소비자 환불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위메프도 현장과 온라인 접수 양방향으로 이날 오전까지 3500건의 환불 절차를 완료했다. 티몬과 위메프에서 상품권을 포함해 2만9000여건의 취소가 진행된 셈이다.
소비자 환불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의 협조 요청에 따라 간편결제사들과 PG사들이 이번 주부터 티몬과 위메프 결제 건 취소를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간편결제사들의 결제 취소·환불 절차는 시작됐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날 오전부터 티몬과 위메프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한 금액에 대한 취소·환불 요청을 받고 있다. 토스페이도 토스앱·카카오톡·고객센터 등을 통해 환불 절차를 지원하기 위한 이의제기 신청 절차를 시작했다. 카카오페이도 티몬·위메프 결제 취소 접수 채널을 열었다.
PG사 중에서는 토스페이먼츠가 29일 오전 8시부터 이의제기 신청 절차를 받을 예정이다. 다른 PG사들도 대부분 이번 주 내로 결제 취소나 이의제기 신청 절차를 개시할 전망이다.
소비자 환불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잡았지만, 판매자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정산이 미뤄진 중소상공인의 연쇄 도산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파악한 미정산 금액은 지난 22일 기준 위메프 195개사 565억원과 티몬 750개사 1097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 5월 판매대금 미정산금이다. 6∼7월 미정산분이 추가되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큐텐은 금융당국에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인 위시를 통해 5000만달러(약 700억원)를 다음 달 중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돈은 미정산금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