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희기자
'태광그룹 150억원대 부당대출'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고려·예가람저축은행 전직 대표와 부동산 개발 시행사 대표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서부지검 형사 4부(부장검사 여경진)는 태광그룹 계열사인 고려·예가람저축은행의 전직 대표 A씨(58)와 부동산 개발 시행사 대표 B씨(64)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고려저축은행의 위험관리책임자(CRO)로 근무한 C씨도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태광그룹 2인자'로 불리던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의 150억원대 부당 대출 청탁 의혹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8월 B씨는 평소 가깝게 지내던 김 전 의장에게 자금 대출을 청탁하고, 대출 신청 과정에서 서류를 허위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전 의장은 태광그룹 내 지위를 이용해 같은 달 고려·예가람저축은행 대표 A씨에게 150억원 상당의 대출을 실행하도록 지시했다.
당시 B씨는 350억원 상당에 달하는 기존 채무로 인해 대출받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내부 규정을 무시한 채 대출이 실행됐다. 저축은행 실무진 역시 '사업 리스크가 높다'는 취지의 심사 의견서를 여신심사위원회(여신심사위)에 제출했으나 A씨가 심사위 개최를 앞두고 위원들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이 밖에도 차명계좌를 이용해 대출금을 입금받은 후 그중 86억원을 주식투자 등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태광그룹의 외부 감사를 맡은 한 로펌이 김 전 의장의 비리 정황을 포착해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지난달 27일엔 서울서부지법이 A씨와 B씨에 대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은 피해 은행들의 고소장을 접수한 뒤 압수수색, 계좌추적 등을 통해 엄정하게 수사했다"며 "앞으로도 공소 유지를 철저히 해 피고인들이 죄에 상응하는 형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