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2024 파리 올림픽에는 '대한민국' 응원 함성이 들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올림픽을 향한 국민 관심도가 낮아진 데다 한국 성적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 전문 기업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는 전국 만 13~69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 파리 올림픽 관련 인식 조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올림픽에 대한 전반적인 국민 관심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심이 있는 편'이라고 답한 비율은 44.2%로, 이전 동계 올림픽 대비 다소 줄어들었다고 한다.
파리 올림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에 대해 엠브레인은 "한국 선수단이 48년 만에 최소 규모로 출전하는 데다 축구, 농구, 배구 등 주요 인기 종목이 출전에 실패하면서 기대감 자체가 줄어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실제 '관심이 없는 편'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0.3%였으며 '보통 수준이다(25.6%)'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 전체 성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4명(42.2%)만 한국 성적이 10위권 내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설문조사는 한국 올림픽 응원 문화의 변화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에는 여러 지인이 함께 모여 올림픽 중계 방송을 시청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10명 중 7명(30.2%)만 단체 시청을 하겠다고 답했다. 스트리밍 플랫폼 등 온라인 중계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경기만 선택적으로 시청하는 개인이 늘어난 탓이라고 엠브레인은 해석했다.
한국인이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관심을 둔 경기는 양궁(56.3%·중복 응답), 축구(41.8%), 수영·경영(33.4%), 펜싱(27.7%), 태권도(27.3%), 배드민턴(22.3%) 순이었다. 관심도는 대체로 선수들의 '메달 획득 가능성'에 따라 변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양궁처럼 한국 선수들이 항상 국제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종목의 관심도가 두드러지게 높았다.
이번 올림픽은 축구 등 국민적인 관심을 받던 종목이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대체로 국민의 관심도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축구의 경우 예선 탈락으로 메달 획득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경기를 지켜보는 것 자체가 흥미롭다(56.9%)'는 응답자가 많았다. 또 '어느 국가가 메달을 딸지 궁금해서(39.3%)' 중계를 지켜보겠다는 응답자도 다수였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메달 획득 여부는 국민적인 관심 대상이었다. 전체 응답자 중 76.3%가 "한국 선수단의 높은 메달 순위는 자랑스럽다"고 응답했다.
다만 성적과 상관없이 경기에 출전한 모든 선수를 격려하려는 모습도 나타났다. 응답자 중 77.6%는 "메달 색깔과 관계없이 모든 올림픽 출전 선수가 대우를 잘 받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또 "이기는 선수보다는 패배하더라도 매너 있게 지는 선수를 응원한다"는 응답도 76.1%에 달해, 과거의 '금메달 지상주의' 경향이 점차 옅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