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尹 탄핵청원' 거론하며 '최대의 집권 위기'

정상적인 軍 훈련 재개에 '원쑤들의 불장난'
"전쟁 에네르기 폭발 직전…자살적인 객기"

'김정은의 입'으로 여겨지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청원을 거론하며 '집권 위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우리 군의 접경지역 훈련 재개를 문제 삼기 위해 남남(南南) 갈등을 부추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여정 부부장은 8일 발표한 담화를 통해 "세상은 윤석열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최악의 집권 위기에 몰리운 윤석열과 그 패당은 정세 격화의 공간에서 '비상탈출'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쟁광들에 대한 내외의 규탄배격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 끊임없이 안보 불안을 조성하고 전쟁 분위기를 고취하며 나중에는 위험천만한 국경 일대에서의 실탄사격 훈련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8년 9·19 군사합의 체결로 접경지역에서의 훈련이 중단됐지만, 군은 지난달 26일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해상사격 훈련을 재개했다. 이달 2일에는 군사분계선(MDL) 이남 5㎞ 이내 지역에서 포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은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로 군사합의 효력을 중단하면서 6년 만에 재개됐다. 그러나 북한은 정부가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려 '안보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 4면에도 실렸다.

김 부부장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라는 자가 대한민국의 운명을 칠성판(관 속 바닥에 까는 나무판자)에 올려놓았다는 사실을 이제는 누구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발악적인 전쟁연습객기의 끝이 무엇이겠는가 하는 판단은 스스로 해야 할 것"이라며 "전쟁광들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을 침해하거나 선전포고로 되는 행동을 감행했다고 우리의 기준에 따라 판단되는 경우 공화국 헌법이 우리 무장력에 부여한 사명과 임무는 지체없이 수행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 해군작전기지에서 미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 비행 갑판에서 크리스토퍼 알렉산더 미 해군 제9항모강습단장으로부터 항모의 주력 전투기인 F/A-18 등 함재기 및 각종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루즈벨트함은 한·미·일의 첫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 참여를 위해 6월 22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그는 또 우리 군을 '한국 군사깡패'라 부르면서 "파렴치한 원쑤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우리의 국경지역에서 포사격과 기동부대훈련을 정례적으로 실시할 것이며 특히 대규모합동야외기동훈련과 륙·해군합동사격훈련 등 각종 군사연습을 대대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공표했다"고 비난했다. 우리 군의 정상적인 훈련에 대해 "단언하건대 우리 국가의 문 앞에서 로골적으로 벌리는 원쑤들의 불장난은 그 무엇으로써도 변명할 수 없는 명백한 정세 격화의 도발적 행동"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실시된 한·미·일 3국의 첫 다영역 군사훈련 '프리덤 에지' 등을 거론하며 "지역에 대한 군사적 지배를 노린 미국과 적대세력들의 준동이 위험한 계선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쟁 에네르기가 과잉축적돼 폭발 직전"이라며 "엄청난 재앙을 감수하면서까지 국경 일대에서의 전쟁연습소동을 한사코 강행하는 자살적인 객기"라고 비난했다.

정치부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