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무기지원 두고 나뉜 정치권…野 '선 넘으려는 건 尹대통령' vs 與 '단합해야'

북한과 러시아가 ‘전쟁 상태에 처하면 상대에게 지체 없이 군사적 원조를 제공한다’라는 북·러 조약 체결 후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는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서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국립외교원장 출신의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21일 "윤석열 정부는 러시아가 선을 넘었다고 단정하지만 그 선을 윤석열 정부가 지금 넘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우리가 정규전을 치르고 있는 나라를 상대로 무기 수출에 나선 적이 없음을 언급하며 "우리가 지금 전쟁이 끝나지 않은 정전 상태에서 타국에 무기를 제공한다는 것은 명분도 실익도 전혀 없는 조치"로 "재검토하겠다면 반드시 국회를 통해 허락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 의원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은 사실상의 참전"이라며 "먼 지역 전쟁에 굳이 개입해 러시아의 적이 되겠다는 무모함이 놀랍다"고 했다.

이번에 체결된 북·러 조약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안보협력의 수준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동맹에는 미치지 못하는 방어적 내용이었다"며 "아직은 실체가 없는 수사적 문구"라고 말했다. 특히 김 의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맹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은 점과 한·러 관계 회복 의사를 밝혔던 점 등을 언급하며 "북·러의 결속을 막고 싶다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평화와 안정을 위해 주변의 모든 국가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것은 한반도의 숙명"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보다 신중한 대응을 촉구한다고 했다. 북·러 밀착의 대응책으로 한·미·일 동맹 강화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74년 전 강대국 패권싸움의 최전방에서 대리전쟁의 비극을 되풀이할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본부장 출신의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안보상의 위기가 발생한 만큼 안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결집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한 나라의 안보를 심각히 훼손하는 일이 벌어졌을 때 국가 지도자를 중심으로 너나 할 것 없이 합심하고 단합하는 현상을 일컫는 ‘안보결집효과’를 거론하며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그렇지 않을 경우 공동체의 생존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북·러 밀착과 관련해 " 국내정치적 동기도 있을 수 있고, 중국에 대해 러시아카드를 흔드는 효과도 있을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를 비롯한 국제사회에 북한의 핵개발을 단념시키려는 노력은 가망이 없으니 비핵화는 포기하라는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해야 할 대응은 명백하다. 모두가 힘을 합쳐 이러한 압박에 절대 굴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여야는 물론 국제사회 모두가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세상에서 제일 고립된 두 지도자는 자신들의 시도가 결코 성공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부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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