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GPT' 개발자 카카오 떠났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 사임
잦은 리더십 교체에 개발인력 줄이탈

'코GPT' 개발을 주도한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각자대표가 사임했다. 카카오브레인 소속 개발자 일부도 김 대표와 함께 퇴사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잦은 리더십 교체로 인한 사업 재편이 인력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각자대표 [사진=카카오브레인]

21일 IT 업계에 따르면 김일두 대표는 지난 19일 회사를 떠났다. 김 대표는 카카오 인공지능(AI) 개발을 책임진 핵심 인력이다. 2012년 카카오에 입사한 후 카카오브레인 딥러닝 알고리즘 연구팀장을 역임했고 2021년에는 카카오브레인 대표에 올랐다. 카카오의 AI 모델 코GPT 개발을 주도했다.

업계에선 김 대표 사임을 놓고 기업 전략의 잦은 변화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3년 사이 최고경영자(CEO)가 5번 바뀌는 등 리더십을 개편할 때마다 크고 작은 변화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본사 주도 경영으로 방침이 바뀌면서 계열사별 자율성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브레인의 경우 지난해 6월 김일두 단독대표 체제에서 김일두·김병학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AI 모델 구축과 사업화 역량을 카카오브레인으로 결집한 것이다. 그러다 올해 들어선 본사 중심으로 재편했다. 카카오가 주요 사업을 넘겨받는 방식으로 카카오브레인을 흡수했다. 이후 AI 모델 개발 중심의 '카나나 알파'와 AI 서비스 중심의 '카나나 엑스'로 나눴다. 회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김 대표가 창업을 위해 사임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카카오에서는 핵심 인력 이탈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지난 4월에는 오픈링크 사업을 이끌던 권미진 수석부사장과 해당 사업부 주요 인력이 카카오를 떠났다. 조직개편에서 오픈링크 조직이 해체되자 권 부사장을 비롯한 개발자들은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가 설립한 아이즈엔터테인먼트에 합류했다. 지난해엔 김광섭 카카오브레인 최고개발책임자(CTO)가 회사를 그만두고 AI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그는 김 대표와 함께 코GPT와 이미지 생성 AI '칼로'를 개발했다.

주력 사업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오픈링크 사업이 대표적이다. 2022년 남궁 전 카카오 대표는 취임 후 오픈링크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내세웠다. 오픈채팅을 AI, 메타버스 등과 결합해 해외까지 진출한다는 포부였다. 그러나 남궁 전 대표가 물러나면서 추진동력이 약해졌다.

빈번한 변화로 내부 피로감이 클 뿐 아니라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IT 업계 특성상 인력 이동이 잦긴 하지만 핵심 개발자나 C레벨 급이 이탈하면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IT부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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