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 고공행진 장기화'…정부, 선박·물류비 지원(종합)

신조 컨테이너선 7척 투입
중소기업 운임 지원 202억원 조기 집행

최근 해상 물류비가 급등하며 수출 기업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하반기에 대형 신조 컨테이너선 7척을 투입하기로 했다. 수출 기업에 대한 물류비 지원도 강화한다.

정부는 14일 제42차 경제관계차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해상 운임 상승에 따른 수출입 물류 영향 및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수출입 물류 영향을 점검한 결과 현재까지 수출품 선적 등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이지만 희망봉 우회로 인한 운송 지연 및 해상운임 상승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정부는 선복 부족에 대비해 국적 선사 HMM을 통해 6~7월 중 물동량 수요가 높은 미국 서안, 동안 지역을 비롯해 중동 지역에 3척의 임시선박(총 0.9만TEU 규모·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을 긴급 투입할 계획이다. 또 하반기 중으로 대형 신조 컨테이너선 7척(총 7만TEU 규모)을 주요 노선에 투입하고 항차당 1685TEU 규모의 중소?중견기업 전용 선복 공급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수출 기업의 운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하반기에 지원할 수출 바우처 202억원을 조기에 집행하고 향후 운임 상승 추이를 고려해 추가 운임 지원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한 대금결제 지연 등에 대비해 수출신용보증 보증 한도 우대(1.5배), 보험금 신속 지급 등의 지원 대상과 시행 시기를 확대하기로 했다. 부산항 신항 인근 부지에 시중 대비 저렴한 요금 수준의 컨테이너 공용장치장 규모를 추가(700TEU)할 계획이다.

정부는 해양수산부 차관을 반장으로 하는 수출입 물류 비상대응반,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을 반장으로 하는 수출비상대책반을 지속해서 운영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운임 상승 추이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국적선사 전용 선복 지원 등 이번 대책을 신속하고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며 "물류 리스크를 적기에 대응해 수출 호조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간 차원의 자체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무역협회는 지난 3월부터 HMM과 함께 유럽·미주 노선에 매주 1000TEU 규모의 중소기업 전용 선복(선박 내 화물 적재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HMM 관계자는 "임시 선박을 투입하고 기존 노선에서 배의 일부 공간을 중소 업체를 위해 할애하고 있고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관이 함께 나선 것은 해상 운임 상승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7일 기준 3184.87을 기록했다. 전주 대비 140.1포인트 올랐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9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두 달 동안 80% 이상 올랐다. 지난 3일 3000선을 뛰어넘은 것도 2022년 8월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이다.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홍해 항로가 막히는 '홍해 사태'가 지난해 말부터 지속된 영향이다. 수에즈 운하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면서 운항 거리와 시간이 늘어났고 투입할 선복도 부족해졌다. 선박이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하자 항만에 컨테이너가 쌓이고 혼잡해지면서 해상운임도 더 가파르게 올랐다는 분석이다.

중국 노동절과 미국 소비 수요 개선도 운임 상승세를 부추겼다. 여기에 중국의 '물량 밀어내기'도 부담이 됐다. 미국이 오는 8월부터 중국산 제품에 '관세 폭탄'을 예고하자 미리 물량을 쏟아낸 것이다. 세계 화물시장 분석업체 제네타는 "현재 중국발 수출 물량이 과거보다 많아지고 있다"라며 "최근 중국이 미국의 추가 관세 인상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물량을 밀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IT부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산업IT부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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