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아기자
최근 노년층에서 '서울 지하철 안전 도우미'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원자 수는 늘고 있지만 고용 안정성은 보장되지 않는다.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인 일자리 정책에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서울교통공사 ‘지하철 역사 안전 도우미 모집 현황’에 따르면 1차는 191명, 2차는 277명, 3차는 307명, 4차는 168명, 5차는 287명이 지원했다. 6차 모집엔 정원이 100명뿐인데 571명이 지원했고, 90%가 6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안전 도우미는 나이 제한이 없으나 경제적 취약 계층과 장애인에 우선권이 부여된다. 계약 기간은 짧게는 5개월에서 길게는 8개월 정도로 1년을 넘기지 않는다. 지원 횟수는 2년간 2회까지 신청할 수 있다. 60세 이상 고령자는 2년간 3회까지 가능하나 연속 참여는 2회까지만 허용된다.
지난 7일 오전 8시30분께 서울 중구 신당역은 출근하는 승객들로 북적거렸다. 그 사이에서 지하철 안전 도우미들은 노란 조끼를 입고 시민들이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이들은 서울 시내 265개 지하철역에서 출퇴근 시간대(혼잡도 안전 도우미 월~금 오전 7~낮 12시·취약 시간 안전 도우미 월~금 오후 5~11시)에 배치된다. 김영운씨(71)는 “지하철 안전 도우미는 정말 좋은 일자리라고 생각한다”며 “다시 지원할 의사가 100%”라고 강조했다.
오전 10시께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에서 만난 이우영씨(73)는 “은퇴하고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일한 적이 있었는데 종일 일하니까 체력이 안 따라줘서 힘들었다”며 "이 일을 하며 소속감도 느끼고 자존감도 높여 하루하루 즐겁다”고 말했다. 유영순씨(69)는 “이번 6차 모집에서 100명밖에 안 뽑는 걸로 안다"며 "혹시나 안 되면 또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 하는데 마땅히 할 만한 일이 없어서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하철 안전 도우미와 같은 일자리는 노인들이 사람을 사귈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현재 많은 노인 일자리 정책이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특성이 강한데, 정책 방향성을 지금처럼 저소득층 지원으로 잡을지 혹은 다른 길로 갈 건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뿐만 아니라 일반 사기업에서도 노인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