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일기자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의 신상과 근황이 온라인상에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해당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밀양 맘카페에서도 분노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 4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밀양 맘카페 분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전날 밀양의 한 맘카페에도 여중생 성폭행 사건과 관련 밀양시에 사는 이들의 댓글과 반응이 담겨 있다.
해당 카페 회원 A씨는 "유튜브 '나락 보관소' 보면 가해자들 한 명씩 신상 공개 중"이라고 정보를 공유했다. A씨는 "그 사건 가담자가 엄청 많다. 지금은 다들 개명하고 살고 있다더라"라며 "이 사건 불편할 수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묻히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회원들은 "천벌 받길 바란다. 업보에 시간 차는 있어도 오차는 없다더라", "그때 경찰들이 너무 나빴다. 그 아이는 잊고 잘 살아야 하고 가해자는 잊지 말고 평생 벌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회원 B씨는 "그때 어른들이 너무너무 잘못했다. 진정 자식 위한다면 죗값 받게 하고 돌이킬 수 없는 죄지만 사과하고 피해자를 위해 그 어떤 항변도 말았어야 했다"며 "어리석은 선택으로 자식이 죄를 뉘우칠 기회도 주지 않고 피해자가 전학 간 학교까지 찾아가 합의해달라고 난동 부렸다고 하니 그 죄를 다 어찌 씻겠냐. 그게 한둘이 아니라고 하니 밀양이 여태껏 욕먹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밀양으로 최근 이사 왔다고 밝힌 회원 C씨는 "지금 (가해자들이) 30대 중후반이니까 딱 아이 엄마·아빠 나이겠다. 솔직히 전 타지 사람이라 밀양 하면 저 사건이 제일 먼저 떠올라서 이사 오기 싫었다. 시골 특성상 끼리끼리 다 덮고 유야무야 이게 참. 지금 가해자는 아무렇지 않게 다들 잘살고 있겠죠?"라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이제부터라도 밀양 출신 남자들 다 거르라고 하는데 우리 아들들 어떡하냐", "밀양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너무 속상하다" 등 반응도 이어졌다.
D씨는 "여중생 성폭행했던 XXX 중 지금 밀양에서 자식 낳고 사는 것들도 있을 거다. 등잔 밑이 어두워 모를 수 있으니 주변에 86~88년생 남자가 있으면 다시 한번 돌아봐라"라며 "제발 신상 털어서 얼굴 들고 못 살게 해줘라. 어디 가서 밀양의 'ㅁ' 자도 못 꺼내겠다. 그냥 같은 지역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부끄럽다"고 적었다.
밀양시 전체가 욕먹는 상황에 대해 속상함을 하소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맘카페 회원들은 "밀양 출신 남자들 다 거르라고 하는데 우리 아들들 어떡하냐" "밀양에 산다는 이유로 해당연도의 남성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봐야 한다는 시선은 좀 불쾌하다", "밀양 거주한 지 10년이 넘는데 이러다 우리 애들이 밖에 나가서 밀양에서 나고 자랐다는 말도 못 하게 될까 봐 불안하다" 등의 댓글을 달며 우려했다.
한편, 한 유튜버가 20년 전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며 이 사건이 다시 주목받는 가운데 당시 밀양 주민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5일 온라인상에는 2007년 방영된 ‘밀양 성폭행 사건, 그 후’ 프로그램의 일부 장면을 캡처한 사진이 다수 게재되고 있다.
캡처된 장면들에는 당시 밀양 주민들이 이 사건과 관련해 인터뷰한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 출연한 이들은 가해자를 탓하기는커녕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렸다. 한 주민은 "여자한테 문제가 있으니까 남자가 그러는 것"이라며 "꽃뱀이나 마찬가지다. 돈 딱 물고 합의보고"라고 말했다. 다른 주민도 "안 좋으니까 그런 데 따라다니지"라며 "점잖은 집에서 가정교육 제대로 받는 여학생 같으면 밤에 누가 나와서 그러겠냐"고 했다. 방송에는 가해자 중 한 명의 인터뷰도 담겼다. 그는 방송에서 "솔직히 한번 그런 일 있었으면 다시 안 만나야 하는 게 정상"이라며 "처음에 그랬을(성폭행) 때 경찰에 신고하고 그랬으면 저희가 이해한다"고 말해 공분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