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비중 33.0→35.9% '역대 최대'
국내주식 비중 15.4→14.9%…금액은 증가할 듯
내년 金 투자 가능성 열려…BTC는 아직 미지수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에서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비중 격차가 내년에 더 벌어질 전망이다. 수익률 제고를 위한 해외투자 비중 확대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내년 말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국내주식 14.9%, 해외주식 35.9%, 국내채권 26.5%, 해외채권 8.0%, 대체투자 14.7%로 확정했다. 주식만 놓고 보면 2024년 말 목표 비중은 국내주식 15.4%, 해외가 33.0%였다. 양 자산의 비중 격차는 올해 17.6%포인트에서 내년 21%포인트로,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해외주식·대체투자, 비중·금액 모두 확대
국민연금 기금의 최우선 목표는 국민의 노후자금을 위한 수익률 제고다.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 해외투자 및 대체투자를 확대하는 등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내년 계획을 보면 금액과 비중 모두 늘어나는 자산군은 5개 중에 해외주식과 대체투자 단 둘뿐이다. 목표비중이 2.9%포인트 증가하는 해외주식 보유규모는 내년 말 42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말 14.2%에서 내년 말 14.7%로 비중 확대를 추진하는 대체투자도 15조원가량 증가한다. 해외채권은 목표 비중이 올해와 내년 8%로 같다. 기금 규모 증가로 투자금액은 6조원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국내주식과 채권은 비중이 각각 0.5%포인트, 2.9%포인트 감소한다. 국내주식의 비중은 감소하지만 기금 성장에 따라 절대 투자금액은 올해 목표보다 6조원가량 늘어난 175조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상황에 따라 목표비중과 금액 모두 미달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국내 증시가 부진한 올해의 경우 9월 기준 국내 주식 비중이 12.7%로, 목표 비중(15.4%)보다 2.7%포인트 낮다. 평가금액 감소로 비중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국내주식의 전술적 자산배분(TAA) 허용범위는 3%포인트다. 하한선인 12.4%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국내 채권의 경우 유일하게 비중과 금액이 모두 감소할 자산이다. 1년 후엔 현재보다 12조원가량 줄어든다.
내년엔 금·BTC 투자 가능할까
국민연금은 내년부터 기금 운용에 큰 변화를 맞이한다. '기준 포트폴리오'를 대체투자 분야에 처음 적용할 예정이다. 기준 포트폴리오란 시장 환경에 맞춰 투자자산 비중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방식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대체투자 내에서 사모주식과 부동산, 인프라를 4대3대3으로 나눠 투자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 비율을 맞추지 않고 상황에 따라 특정 자산군의 비율을 높일 수 있다. 올해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개소하면서 기존 뉴욕 사무소와 함께 동·서부 지역을 아우르는 미국 대체투자 '투톱 체제'가 완성됐다.
새로운 투자자산을 편입하는 것도 수월해졌다. 예를 들어 현재는 투자하고 있지 않은 금 선물이나 현물, 원자재 같은 자산도 기금운용본부 자체 판단에 따라 투자가 가능해졌다. 기존엔 기금운용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했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 투자도 내년에 가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가장 압도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자산이지만 현재로선 사실상 투자가 막혀있다. 국민연금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증권과 파생상품으로 투자 대상이 한정된다. 가상자산은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는다. 금융당국이 국내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다면 비트코인 투자도 가능해진다. ETF는 증권 취급을 받는다. 다만 현물 ETF가 승인되더라도 가상자산을 여전히 투기로 보는 국민 여론이 큰 걸림돌이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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