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참사 멈춰” … 경남장애인부모연대, 오체투지

발달장애인 가족을 둔 경남도민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아스팔트에 몸을 던졌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남지부는 30일 경남교육청 앞 도로에서 전국 순회 오체투지 결의대회를 열고 발달장애인 가정 생명 보호 정책지원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이들은 “코로나 시기 한 달에 두 번꼴로 발달장애인 가정의 부음을 들어야 했던 참혹한 사슬을 끊어내자고 작년 바로 이곳에서 오체투지를 벌였으나 참사는 멈출 줄 모른다”고 했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이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촉구전국 순회 오체투지 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세령 기자]

“발달장애인 가족 참사라 부르는 이유는 발달장애인 생명을 보호하는 정책과 지원체계가 극도로 부족한 현실에서 생명이 스러져갔기 때문”이라며 “이를 사적인 일로 치부할 수 없고 이들을 처참한 선택으로 끌고 간 재난 같은 삶이 있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요구하는 건 살게 해 달라는 것, 죽음을 멈추게 해 달라는 것”이라며 “발달장애인 가정의 참사를 막기 위해 사회적 지원제도와 보장 장치가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발달장애인 발굴, 지원을 위한 행정전수조사 ▲발달장애인 사회적 참사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발달장애인 주거생활서비스 도입 ▲발달장애인 가정 죽음방지법 마련 등을 요구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남지부가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이세령 기자]

경남지부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사망 사건은 2022년 10건, 2023년 11건, 2024년 3건으로 총 24건이며 그중 경남에서 3건이 발생했다.

2022년 5월 밀양에서 발달장애를 둔 어머니가 스스로 세상을 등졌고 다음 해 5월 창원에서는 발달장애 자녀 2명을 둔 어머니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올해 1월에는 김해에서 백혈병 진단을 받은 어머니가 20년 동안 돌보던 발달장애인 아들을 숨지게 했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남지부 회장이 발달장애인 가정 생명보호 정책 지원체계 구축 촉구 결의대 [사진=이세령 기자]

윤종술 회장은 “더 이상의 참사가 없길 바라며 삭발, 단식, 오체투지 등으로 변화를 촉구했지만, 정부와 국회는 응답이 없다”며 “오늘 시작하는 22대 국회에서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가 없는 세상에 발달장애인도 지역사회 지역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자”고 말했다.

지부는 “우리는 365일 하루하루 다른 무게로 특별한 시간을 산다”며 “아이 때문에 얼마나 힘드냐는 말을 듣지 않는 사회, 장애가 개성일 수 있는 사회, 시설에 가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 내가 죽은 뒤에도 나의 자녀가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고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사회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결의대회 후 집회 참석자들은 “발달, 장애, 참사, 멈춰”, “발달, 장애, 생명, 보호”를 외치며 오체투지 행진을 했다.

행진 구간은 경남교육청 정문 앞 도로를 지나 길을 건넌 후 용지문화공원 앞까지 1㎞가량으로 경남경찰청, 창원중부경찰서 소속 경찰들이 차량 통제와 안전관리를 맡았다.

이달 28일 제주도청 앞에서 시작된 오체투지 행진은 지난 7일 청주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발달장애인 일가족 49재까지 전국 순회로 진행된다.

영남팀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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