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손녀 성폭행·성착취물 만든 60대, 항소심서 감형된 이유

피해자 가족이 합의금 받고 처벌 원치 않아

사실혼 배우자의 어린 손녀를 성폭행하고 성 착취물까지 만든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피해자 가족이 합의금을 받았고, 처벌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29일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민달기 고법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60대)의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또 A씨에게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 5년간 취업 제한, 형 집행 종료일로부터 5년간 보호 관찰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당심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피해자 측에 소정의 합의금을 지급해 피해자 측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2021년 7월 경남의 한 주거지에서 A씨는 사실혼 배우자의 손녀 B양(당시 9~10세)과 함께 거주했다. B양은 이혼 후 양육을 맡게 된 모친이 생계를 위해 같이 생활하지 못하게 되면서 외할머니에게 맡겨진 상황이었다. B양과 단둘이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A씨는 어린 B양이 제대로 반항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B양에게 게임에서 지는 사람이 원하는 걸 들어주기로 하자고 제안해 범행하거나, B양이 낮잠을 자고 있을 때 성폭행했다. 결국 A씨는 B양을 여러 차례 성폭행하고 휴대전화로 성 착취물까지 제작했다.

1심 재판 과정에서 A씨는 강간 행위와 준 유사성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B양이 약 2년 동안 피해 사실을 말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B양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B양의 진술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원에 이르기까지 일관되며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허위로 진술할 특별한 이유나 동기도 찾을 수 없다"며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는 '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했으며, 항소심 과정에서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이슈&트렌드팀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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